횡단보도서 자전거로 건너던 9세 남아
SUV에 들이받혀…모친도 치여 다쳐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운전 중 신호 위반으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추진석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69)씨에게 22일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중대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피고인 차량이 보험에 가입된 점, 원만히 합의해 유족이 엄벌을 원하지 않는 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7월 5일 오후 8시 50분쯤 서울 강동구 한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탄 9세 남자 아이와 그의 모친을 차로 들이받았다. 당시 횡단보도는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있는 자전거 횡단도였으며 보행 신호는 녹색이었다.
아동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모친은 다쳤다.
초등학교 4학년 이던 아들은 당시 먹고 싶은 게 있다며 엄마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집 앞 마트로 가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유족은 지난 7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씨의 SUV 차량이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가 초록불이 켜지자 갑자기 출발해 그대로 아들을 밟고 지나간 뒤 엄마까지 치고서야 멈췄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음주나 약물을 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귀신에 씌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일 열린 공판에서 금고 3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당시 유족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제 잘못으로 아픔을 드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참회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돼 일반 횡단보도에서 타고 건널 경우 보행자로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 횡단보도에선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야 보행자로 인정받는다. 다만 횡단보도 옆에 자전거 그림이나 점선으로 표시된 자전거 횡단도에선 자전거를 탄 채 건널 수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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