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이영준(그라스호퍼)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해결사로 나섰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베트남을 4-0으로 이겼다. 4강에 오른 한국은 26일 열리는 중국-태국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2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대회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이영준 원톱·이기혁 수비형 미드필더…엄지성·양현준은 벤치
이 감독은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다. 조별리그 2경기 연속골을 넣은 김명준 대신 이영준을 최전방에 세웠다. 이영준은 소속팀 사정으로 21일에야 나고야에 합류해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지켜봐야 했다. 이날이 이번 대회 첫 출전이었다.
2선에는 배준호(스토크시티)·이현주(아로카)·강상윤(전북)·양민혁(베스테를로)이 섰다. 주장 이기혁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는 배현서(경남)·신민하·김지수(브렌트퍼드)·최석현(울산)이, 골문은 김준홍(수원)이 지켰다. 와일드카드 엄지성과 양현준(셀틱)은 교체 명단에서 출발했다. 베트남은 수비수 3명을 두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선제골 뒤 골대·오프사이드에 가슴 쓸어내려
경기장은 베트남 팬들의 응원으로 사실상 베트남 홈 분위기였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을 오래 쥐고 공격했지만, 수비수를 촘촘히 세운 베트남의 밀집 수비에 막혀 크로스가 번번이 차단됐다.
균형은 전반 15분에 깨졌다. 이현주가 측면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영준이 뛰어올라 머리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불안했다. 전반 21분 김준홍이 뒤에서 공을 연결하다 킥 실수를 했고, 베트남이 이를 가로채 슈팅했다. 전반 35분에는 이영준의 패스가 끊기면서 역습을 허용했다. 응우옌꽝빈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레반투언이 흘러나온 공을 밀어 넣었다.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기세를 탄 베트남은 공을 점유하는 시간을 늘리며 공세를 높였고, 한국은 불안한 1-0 리드 속에 전반을 마쳤다.
후반 고전하다 32분 추가골로 숨통…막판 3골 몰아쳐
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양민혁을 빼고 엄지성을 넣었다. 그래도 흐름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베트남은 앞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빠른 역습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후반 7분에는 이현주가 상대 역습을 반칙으로 끊다가 경고를 받았다. 이 감독은 후반 10분께 이현주 대신 이승원을 투입해 중원을 보강했다.
한국은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후반 21분 배준호는 이영준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선방에 막혔다. 후반 30분 무렵에는 이영준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로 때린 슈팅도 골키퍼 손에 걸렸다.
추가골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영준이 머리로 떨궈준 공을 신민하가 돌아서며 슈팅했다. 이 공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자 김지수가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이 감독은 곧바로 배준호를 빼고 김명준을 넣었고, 교체 카드는 바로 효과를 냈다. 후반 36분 이영준의 스루패스를 받은 김명준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다. 김명준이 다시 공을 잡아 내준 것을 이영준이 강력한 왼발로 차 넣으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한국은 이영준과 김지수를 빼고 강민준(포항)과 박성훈(서울)을 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후반 43분에는 배현서가 측면을 돌파한 뒤 엄지성에게 연결했고, 엄지성의 땅볼 패스를 김명준이 마무리하며 쐐기를 박았다. 김명준은 조별리그부터 이어온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점수는 대승, 내용은 숙제
스코어는 4-0이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 후반 30분께까지 주도권을 베트남에 내줬다. 골대와 오프사이드 판정이 아니었다면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김상식 감독이 A대표팀 일정으로 빠지고 주축 선수 일부가 성인 대표팀에 차출된 베트남을 상대로도 고전한 셈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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