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 강연
HBM4E·5는 대역폭, 소비전력 개선 한계
프로세서 위 HBM 쌓는 3D에서 해답 찾아
기존 HBM서 볼 수 없던 수준의 도약 달성
커스터마이즈 넘어 초기부터 협업은 필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HBM4E와 HBM5도 분명히 훌륭한 혁신이지만 ‘메모리 월(memory wall)’을 극복하려면 아주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 해답을 3D에서 찾았습니다”
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는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6’에서 “기존 HBM의 한 세대에서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의 도약을 zHBM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이날 ‘AI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HBM을 다시 생각하다’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프로세서 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3차원(3D)으로 수직 적층한 ‘zHBM’을 소개하며 차세대 아키텍처 경쟁력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샘플링 단계를 밟고 있는 7세대 제품 HBM4E에 이어 8세대 HBM5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제품들에 최신 공정 기술을 투입하며 성능과 전력효율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 상무는 “HBM5는 훨씬 더 높은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HBM4E 대비 성능은 2배 이상, 와트당 퍼포먼스(전력효율)는 20%, 열 저항은 20% 정도 개선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HBM5는 최초로 삼성 파운드리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활용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로, 반도체 초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나노부터 GAA를 도입했다.
김 상무는 “2.5D 아키텍처를 사용한 기존 구조는 프로세서랑 HBM이 나란히 옆으로 붙어 있다 보니 두 개의 거리를 더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역폭과 소비전력 면에서 제약이 있는 이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아키텍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zHBM은 옆이 아닌 위로 쌓는 3D 아키텍처를 사용해 기존 2.5D HBM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성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직으로 쌓으면 프로세서와 HBM의 거리가 가까워져 대역폭을 더 높일 수 있고, 소비전력을 훨씬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기존 HBM은 (세대가 진화하면서) 보통 2배 정도 성능이 개선됐다면 zHBM에서는 4~8배 수준의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와트당 퍼포먼스(전력효율)는 3배, 열 저항은 0.1~0.6배 정도의 개선을 기대한다”며 “기존 HBM에서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의 도약을 zHBM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수직으로 쌓는 3D 아키텍처는 발열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김 상무는 “태생적으로 열을 빼내기 쉽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택 높이를 최적화하고, 메탈 레이어 수를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하면 HBM4E 대비 0.1~0.25 정도 열 저항을 낮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zHBM이 성능과 소비전력 개선뿐만 아니라 D램 생태계 내 방법론에도 큰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기존 D램 제품은 ‘커머디티(commodity·범용)’로 익히 알려져 있다.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면 최근엔 ‘커스터마이즈(customize·맞춤형)’ HBM이 나오면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근데 zHBM은 완전히 다르다”고 짚었다.
김 상무는 “xPU는 사이즈부터 요구 성능 등 아키텍처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 위에 쌓는 zHBM은 획일화할 수 없다”며 “각각 제품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모든 것을 코 디자인(co-design·공동 설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업하지 않으면 zHBM이라는 기술은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며 “커머디티에서 커스터마이즈로, 그 다음에 코디자인으로 바뀌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로직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종합적인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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