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공수처 기소 등 고려한 인사 해석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연합]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른바 ‘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기소된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사법연구 법관으로 인사가 나면서 재판 업무에서 배제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전날(30일) 지 부장판사를 오는 2일부터 사법연구 법관으로 발령을 냈다. 발령기간은 내년 2월 21일까지다. 이번 발령은 지 부장판사가 지난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것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사법연구는 재판업무 대신 해외나 국내에서 사법분야 연구를 맡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공수처 수사3부(부장 이대환)는 지난달 4일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 변호사 A씨와 B씨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예약제 주점에서 409만원 상당의 술값을 결제하도록 해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 여부나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한 번에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술자리 참석자는 지 부장판사와 변호사 2명 등 총 3명으로, 전체 금액을 참석자 수로 나누면 지 부장판사가 받은 향응 가액은 136만원 상당이 된다는 것이 공수처의 판단이다.

지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기소 당일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의 무리한 사실인정 및 법률적용에 대해 당혹감을 금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 부장판사 측은 “설령 공수처 주장과 같이 제 의뢰인(지 부장판사)이 끝까지 모임에 남아있었다고 하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금품등의 액수가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법리적으로 청탁금지법위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임의 비용은 두 후배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각각 자신의 자금으로 각자 계산한 것인데, 두 사람을 하나의 동일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법률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해석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5월 “지 부장판사가 여성 종업원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 강남의 주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지 부장판사가 동석자 2명과 나란히 앉은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지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을 심리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의 재판장이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본류로 꼽힌 이 사건은 재판부가 구속 상태였던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이례적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이후, 공판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도 공판 진행 내내 이어졌다.

지 부장판사 관련 사진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시민단체 등이 지난해 5월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이 사안은 공수처 수사가 시작되면서 단순 의혹 제기 사안에서 수사 사안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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