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聯회장 11월 임기 만료
윤종규·박종복·윤종원 민관 경쟁
정치권·관가 다크호스 등장 가능
시중은행장 등 금융권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금융권의 맏형 격인 은행연합회장 선임 레이스도 막이 오른다.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등 민간 출신 인사들이 주로 거명되고 있지만, 정치권이나 관 출신 인사들이 다크호스로 치고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험업계 협회장인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 인선 절차도 조만간 시작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민·관 출신 인사가 거명되는 등 경쟁이 뜨겁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르면 이달 이사회를 통해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선 절차를 개시할 전망이다. 조용병 회장은 11월 30일 3년의 임기가 종료된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로, 업권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금융업계의 맏형 격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 출신이나 장관급 인사들이 주로 회장직을 맡아왔다. 연봉 역시 7억원대로 금융권 협회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민간 출신 인사인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 전 회장은 KB사태를 수습하고 KB금융지주를 리딩뱅크의 자리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행장은 금융권 최장수 은행장으로서 리더십을 인정받아 왔다는 평이다.
관 출신에서는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이 주로 거론된다. 윤 전 행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정권과 관계없이 중용돼 왔다. 이밖에 수출입은행장 이력이 있는 최종구·은성수 전 금융위원장도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다크호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회장 인선 당시에는 정무위원장을 지낸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도 국책은행 등을 통해 여권 인사가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이사회의 표심이다. 은행연합회장 인선은 정치권과 정부의 외압이 좀처럼 통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민 전 의원 역시 당시 김광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새로 이사회에 진입한 케이뱅크, sh수협은행 등의 표심도 변수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결국 같이 호흡을 맞춰 일하고 싶은 사람이 뽑힐 것”이라며 “같은 회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의리’를 앞세워 후보를 추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제한 카드를 꺼내 든 데 이어 최근에는 자회사 CEO 인선에도 투명성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생산적·포용금융에 대한 압박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차기 회장은 이 같은 정부의 압박에 대응하면서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연말에는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 임기도 나란히 끝난다. 현재 생보협회는 재정경제부 출신인 김철주 회장이, 손보협회는 재무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이병래 회장이 이끌고 있다. 두 회장의 임기는 각각 12월 초, 12월 말까지다. 관행대로라면 11월 은행연합회장 인선이 마무리된 뒤 생·손보협회가 차례로 11월 중순~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꾸리고, 12월 초중순께 차기 회장을 내정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생보협회장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물론이고, 2028년부터 적용될 예금보험료율 재산정 논의에서 업계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 연구용역 중간 결과에서는 생보업권 예보료율을 현행 0.15%에서 0.40%로 올리는 안이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김성한 전 iM라이프 대표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손보업계는 11월 시행되는 1·2세대 실손보험의 5세대 전환(계약전환 할인제도)을 안착시키는 것이 당장의 현안이다. 예보료율 재산정 역시 손보업권 인상안(0.15%→0.50%)이 전 업권 중 가장 가팔라 차기 회장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하마평에는 최영무 전 삼성화재 사장과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전 SGI서울보증 사장)이 오르내린다. 서상혁·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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