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고척돔 블랙컴뱃17서 마지막 승부
당초 시우바와 협상…대전료 이견 불발
“나를 이긴 선수와 다시 싸우는 건 도전”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예능 활동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도 출신 종합격투기 파이터 추성훈(51·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자신의 종합격투기(MMA) 마지막 상대로 16년 전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크리스 리벤(46·미국)을 택했다.
추성훈은 오는 11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블랙컴뱃 17에서 리벤과 은퇴전을 치른다. 블랙컴뱃은 8일 두 선수의 맞대결을 공식 발표했다. 추성훈의 프로 MMA 전적은 16승7패 2무효, 리벤은 20승12패다.
두 선수의 인연은 2010년 7월 UFC 116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추성훈이 원래 맞붙기로 했던 상대는 반델레이 시우바(브라질)였다. 추성훈이 적극적으로 대결을 원했던 상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우바가 훈련 중 갈비뼈를 다쳐 출전하지 못하면서 리벤이 대체 선수로 투입됐다. 리벤은 불과 2주 전 애런 심슨을 TKO로 꺾은 뒤 다시 옥타곤에 올랐다.
접전 끝에 웃은 쪽은 리벤이었다. 추성훈은 근소한 우위를 지키던 중 3라운드 막판 리벤에게 트라이앵글 초크를 허용해 탭을 쳤다. 공식 종료 시간은 3라운드 4분40초. 경기 종료까지 정확히 20초가 남은 시점이었다.
추성훈은 최근 블랙컴뱃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시를 돌아보며 “마지막에 한 20초인가 남아서 ‘이제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방심했다”라고 말했다.
추성훈에게는 UFC 진출 이후 첫 패배였다. 그는 2009년 UFC 100에서 앨런 벨처를 판정으로 꺾고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리벤과의 경기는 치열한 공방 끝에 두 선수 모두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았다.
16년이 흐른 뒤 은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교롭게 시우바가 다시 등장했다. 추성훈이 애초 마지막 상대로 원했던 선수 역시 시우바였다. 블랙컴뱃 측에 따르면 두 선수의 대결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으나 대전료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블랙컴뱃은 이후 은퇴전의 테마를 ‘복수’로 정하고 과거 추성훈에게 이겼던 선수들로 범위를 넓혔다. 주최 측은 제롬 르바네, 미사키 가즈오, 비토 베우포트, 마이클 비스핑 등을 후보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미사키는 2007년 추성훈을 꺾었지만 이후 반칙 그라운드 니킥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당 경기는 무효경기로 변경됐다.
최종적으로 낙점된 상대가 리벤이었다. 추성훈에게도 반가운 선택이었다. 그는 강한 선수와 싸우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에게 한 차례 패배를 안긴 선수와 다시 겨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추성훈은 “센 사람이랑 싸우고 싶다는 게 첫 번째지만 저를 한 번 이긴 사람이랑 싸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한 번 졌는데 이번에 다시 싸우는 게 가장 저한테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벤 역시 오랜 공백을 깨고 이번 경기를 위해 MMA 무대로 돌아온다. 그의 마지막 MMA 경기는 2013년 12월 UFC 168에서 치른 유라이어 홀전이다. 이후 베어너클 무대에서 활동했지만 MMA 경기는 약 13년 동안 치르지 않았다.
추성훈도 4년 넘게 MMA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는 2022년 3월 원챔피언십에서 열린 아오키 신야(일본)전으로, 2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나이와 실전 공백 모두 부담이지만 추성훈은 이를 마지막 도전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자신보다 젊은 리벤이 비교적 최근까지 베어너클 경기를 치렀다는 말에 추성훈은 “그러니까 재미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그게 도전이다.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16년 전 종료 20초를 남겨두고 놓친 승부다. 추성훈은 자신에게 UFC 첫 패배를 안겼던 리벤과의 재대결로 20년 넘게 이어온 MMA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재일교포인 추성훈은 유도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2001년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일본 국적을 취득한 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 대표로 남자 81㎏급 정상에 올랐다.
2004년 종합격투기로 전향해 그해 12월 전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프랑수아 보타를 1라운드 암바로 꺾으며 MMA에 데뷔했다. 이후 2006년 K-1 히어로즈 라이트헤비급 그랑프리에서 우승했고, 2009년 UFC에 진출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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