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키스탄·카타르 등 통해 협상 접촉
이란 “7개 조건 중 일부만 수용” 반발
제재 해제·동결자금 반환 등 요구 지속
“권리 인정받을 때까지 저항 멈추지 않아”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7가지 종전 조건에 대해 미국 측의 답변을 받았지만 일부만 수용됐다며 추가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란은 모든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거나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미국이 최근 우리의 제안에 답변을 보내왔지만 일부 조건만 수용했을 뿐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명확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우리는 미국의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미국이 먼저 모호하게 남겨둔 문제들을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 두 달간 파키스탄과 카타르, 이라크 등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이란에 접촉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들 국가를 통해 이란 측에 협상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란은 약 2주 전 미국에 7가지 조건을 전달하고 모든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거나 협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측에 이른바 ‘7일 신뢰 구축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이 조건을 이행하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내용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요구한 조건에는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와 동결자금 즉시 반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 등이 포함됐다.
다만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수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의 답변이 일부 진전을 담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협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의 관리 없이는 페르시아만의 안전도 보장될 수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중대한 국가 자산이자 국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의도는 단순히 통행을 차단하고 통행료를 거두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 국익에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해협 재개방을 단순한 해상 교통 정상화 문제가 아니라 제재 해제와 안보 보장 등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 수단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낸 발언이다.
미국과의 외교 방식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우리는 그동안 세 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매번 미국은 협상을 저버리고 이란을 공격했다”며 “합의안에 서명한 뒤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상대에게는 당연히 다른 외교적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현재의 곤경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지만 이란의 거대한 힘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을 끝낼 시점 역시 이란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전쟁의 종식은 이란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며 “우리의 권리를 인정받고 미국이 이를 양보할 때까지 결코 저항과 방어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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