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한국의 대미투자를 끌어들이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이 실제 중간선거에서 ‘효과’를 낼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 표심을 얻기 위해 한국과 대만이 LNG 가스관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덕분에 알래스카의 공화당 의석을 지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알래스카의 대표적인 숙원인 LNG 가스관 사업은 ‘대를 이어올’ 정도로 오랫동안 말만 무성했는데, 그만큼 현실에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유권자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무소속인 빌 워커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베테랑 정치 전략가 스콧 켄들의 분석을 빌어, 알래스카 주민들이 이 공약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켄들은 폴리티코에 “이 파이프라인을 현실화하겠다는 이야기는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면서 “그러나 알래스카 주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1980년대부터 세대를 거쳐 가스관을 약속받아 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알래스카 LNG 사업은) 큰 이야기이고 중요하다. 사람들이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누구의 마음을 바꿀지는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켄들의 전언처럼 알래스카 LNG 가스관 건설은 주민 약 80%가 지지하는 숙원 사업이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부터 추진하겠다는 말이 나왔지만, 광활하고 얼어붙은 알래스카의 황야를 가로질러 가스관을 건설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진전이 없었던 사업이기도 하다.
폴리티코는 한국의 540억달러(약 71조7000억원) 투자와 대만의 800억달러(약 106조2000억원) 물량 인수 계약이 확정적이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과 대만 정부의 신중한 입장과 충돌하는 모습도 유권자들의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한국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서는 검토에 착수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대만 역시 알래스카 LNG 구매 계약에 대해 “협상이 진전됐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 전략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승리 시 5000달러(약 66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도 쏟아내면서, 트럼프의 발언에 의문이 고조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에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의 홍보 전략가는 “트럼프의 약속 상당수가 공허하게 느껴지고 실현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유권자가 트럼프를 그저 또 한 명의 정치인으로 보기 시작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이 빨리 끝날 것이고, 휘발유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신뢰를 많이 잃었다. 그중 어느 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공화당에 투표하면 유권자들에게 5000달러의 수표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극도로 공허하게 느껴지며, 심지어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지지층)조차 이를 실제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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