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금속 표면에 2~3㎛ 초박막 코팅, 배터리 수명·안정성 향상

- 200회 충·방전 후 용량 92.5% 유지, 전기차·드론 배터리 활용

전기차 충전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충전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금속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간단한 코팅만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리튬금속 표면에 특수 용액을 떨어뜨려 말리는 방식으로 보호막을 형성해 배터리의 성능 저하와 내부 합선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배터리·전기화학 연구센터 조진현 박사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엄광섭 교수의 지도 아래 리튬금속 음극의 불규칙한 성장을 억제하고 충·방전 안정성을 높이는 보호층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리튬금속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리튬금속은 단위 무게당 이론적 저장 용량이 흑연보다 약 10배 커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와 드론 비행시간 연장 등에 유리하다.

하지만 충·방전을 반복하면 리튬금속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인 ‘덴드라이트’가 불규칙하게 자라는 문제가 있다. 이 결정이 분리막을 손상시키면 내부 합선이 발생할 수 있다.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금속의 부피가 변하고 전해질이 분해되면서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는 것도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리튬금속 보호층의 제작 과정과 배터리 성능.[GIST 제공]
리튬금속 보호층의 제작 과정과 배터리 성능.[GIST 제공]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산마그네슘과 유연한 고분자 소재(PVDF-HFP)를 결합한 보호층을 개발했다.

두 물질을 녹인 용액을 리튬금속 표면에 떨어뜨려 건조하면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인 2~3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보호층이 만들어진다.

보호층 안쪽에는 단단한 무기물 성분이 풍부한 막이 형성돼 리튬이 불규칙하게 성장하는 것을 억제한다. 바깥쪽의 유연한 고분자층은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금속의 부피가 변해도 보호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돕는다.

실험 결과 보호층을 적용하지 않은 전극에서는 리튬이 불균일하게 쌓이며 돌출 구조가 형성됐지만, 보호층을 적용한 전극에서는 리튬이 비교적 균일하게 쌓였다.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효율을 나타내는 쿨롱 효율도 개선됐다. 보호층을 적용한 전지는 250회 충·방전 동안 평균 94%를 기록한 반면, 보호층이 없는 전지는 120회 동안 평균 92%에 그쳤다.

서로 다른 전해질을 사용한 배터리에서도 성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탄산염계 전해질과 니켈·코발트·망간(NCM811) 양극을 사용한 전지는 80회 충·방전 후 초기 용량의 90.6%를 유지했다. 반면 보호층이 없는 전지는 30회 이후 용량이 빠르게 감소했다.

에터계 전해질과 리튬인산철(LFP) 양극을 적용한 전지는 500회 이상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을 보였다. 특히 양극의 용량을 높인 조건에서도 200회 충·방전 후 초기 용량의 92.5%를 유지했다.

조진현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배터리·전기화학 연구센터 박사.[GIST 제공]
조진현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배터리·전기화학 연구센터 박사.[GIST 제공]

실제 배터리와 유사한 파우치형 전지에서도 70회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복잡한 장비 없이 용액 코팅만으로 보호층을 만들 수 있어 향후 대량생산 공정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면적 코팅의 균일성과 대형 전지의 장기 수명, 안전성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조진현 박사는 “간단한 용액 코팅으로 형성한 얇은 보호층이 리튬금속의 불안정한 표면 반응과 부피 변화 문제를 완화하고 서로 다른 전해질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조 공정과 장기 내구성을 추가 검증해 고용량·고안전성 리튬금속전지 실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