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부동산 명의신탁해 세 부담 줄여
지인에게 위탁자 지위 넘긴 수법
법인도 양벌규정 적용해 함께 송치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연 1000만원 가까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회사 소유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적발됐다. 명의신탁 이후 종부세는 연 10만원 미만으로 줄었다.
23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40대 여성 A씨와 그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 B법인을 지난달 2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께 자신의 회사에 부과되는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검색으로 명의신탁을 이용한 종부세 회피 방법을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명의신탁은 실제 소유자는 따로 있으면서 부동산 등기 명의만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말한다.
경찰은 실제 부동산 관리는 회사가 하면서도 대표인 A씨에게 형식적으로 명의를 넘긴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A씨는다시 종부세 부담이 적은 지인 C씨에게 위탁자 지위를 이전했다. 종부세가 위탁자를 기준으로 산정·부과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C씨는 종부세를 피하려는 A씨의 목적을 알지 못한 채 요청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 덕분에 2022년까지 법인은 연간 1000만원 가까운 종부세를 부담했지만, 이듬해부터 납부액이 10만원에도 미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국세청이 지난해 벌인 기획점검을 계기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 의창구청의 고발에 따라 지난 7월 말 창원서부경찰서가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후 피의자 주거지가 있는 동대문서로 사건이 이송됐다.
경찰은 B법인은 대표자의 명의신탁 행위를 막기 위한 주의·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부동산실명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해 함께 송치했다.
다만 조세 포탈 혐의는 이번 송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동대문서 관계자는 “처음부터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돼 해당 부분을 수사했다”며 “조세 포탈 등 조세범죄는 국세청의 별도 고발이 있어야 수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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