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성 우려에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
AI 위험관리·재정여력 확보 등 대응 강조
2028년 G20 의장국 금융안정 협력 주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27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가 관련 자산의 가격 조정과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잠재적 충격에 대한 대비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재경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주최한 ‘2026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AI 활용에 따른 금융 리스크를 관리하고 AI 투자 사이클의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차관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견조한 경제성장과 기업 실적 등에 힘입어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AI를 비롯한 신기술의 확산과 지정학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의사결정이 동조화되고 사이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AI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관련 자산의 가격 조정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 상승 압력과 주요국의 재정부담 확대도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허 차관은 “주요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을 야기할 수 있으며 기업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수익성과 채무상환 능력을 약화시켜 금융시장 불안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차관은 이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3대 정책 방향으로 ▷AI 관련 금융 리스크 관리 및 투자 사이클 변화 대비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와 재정여력 확보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공급망 회복력을 결합한 이중 안전망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AI 혁신을 불필요하게 제약하지 않으면서 리스크에 비례하는 규제·감독체계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토대로 각 금융기관들은 AI 거버넌스와 위험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차관은 이와 관련해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이달 방콕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계기로 제시한 AI 위험관리 모범관행을 언급했다. 총 12가지로 구성된 모범관행에는 AI 거버넌스와 책임체계 구축, 위험 관리체계 정비, 인간의 감독 책임 명확화, 제3자 AI 리스크 관리 등이 포함됐다.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점검하고 재정 대응 여력을 유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허 차관은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뿐 아니라 금융기관 간 상호 연계성 등 시스템 차원의 취약성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은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향후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통해 외부 금융 충격에 대응하고,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여 필수물자의 공급 차질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개방적이고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해 공급망 교란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차관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전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이 금융안정을 공공재로 규정하고 효과적인 국제협력을 강조한 발언을 인용하며 국제사회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가 마주한 불확실성의 파도는 어느 한 국가의 방파제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며 “공급망의 분절과 AI를 비롯한 신기술의 확산은 국경을 넘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2028년 G20 의장국으로서 내년부터 G20 트로이카의 일원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금융안정 논의에 적극 기여하고 회원국 간 협력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세직 KDI 원장도 이날 개회사에서 “AI시대 금융안정의 핵심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위험과 충격을 금융시스템이 흡수하고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개별 국가의 경험만으로는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가 간 경험 공유와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을 주문했다. 특히 2028년 한국의 G20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회원국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협력 의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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