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연, 감 꼭지 유래 효모균의 항균 작용 원리 규명
- 곰팡이 생장 65% 억제, 감 열매 병반 크기 44% 감소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감을 수확한 뒤 버려지던 감 꼭지에서 화학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방제 기술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특히 감 꼭지에 서식하는 효모균이 감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탄저병 곰팡이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강영민 한약자원응용연구실장 연구팀이 감 꼭지에서 분리한 효모균 ‘메치니코비아 퍼시모네시스’의 감 탄저병 억제 원리를 유전체와 대사체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감 탄저병은 콜레토트리쿰 속 곰팡이가 감 열매와 잎, 가지에 감염돼 검은 반점을 일으키는 병이다. 심하면 열매가 일찍 떨어져 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이를 막기 위해 농가에서는 연간 10차례 이상 화학 농약을 살포하기도 하지만 농약 잔류와 약제 내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한의학 고서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한약재인 감 꼭지(시체·枾蒂)에 주목했다. 감 꼭지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효모균 ‘메치니코비아 퍼시모네시스 KIOM_G15050’이 탄저병 곰팡이를 억제하는 원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 효모균은 곰팡이 생장에 필수적인 철 성분을 먼저 흡수해 병원균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곰팡이 세포벽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고,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해 병원균이 자리 잡을 공간을 선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효모균이 만들어내는 휘발성 화합물은 병원균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곰팡이 생장을 최대 65% 억제했다.
연구팀이 감 열매에 상처를 낸 뒤 탄저병균과 효모균을 함께 처리한 결과, 7일 후 병반 크기는 효모균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의 0.78㎝에서 0.44㎝로 약 44% 감소했다. 발병률도 100%에서 70%로 30%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감 꼭지 유래 효모균이 화학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생물농약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실제 농가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재배환경에서의 방제 효과와 안전성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연구팀은 관련 방제 기술에 대해 특허 2건을 출원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응용미생물학 및 생명공학(Applied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감잎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의 계절별 변화도 규명했다.
감 4개 품종의 잎을 분석한 결과 플라보노이드 관련 성분은 5월, 중합형 탄닌은 10월, 비중합형 탄닌은 4월에 각각 가장 높은 함량을 보였다. 반면 고온다습한 8월에는 플라보노이드와 탄닌 함량이 가장 낮았다.
이 결과는 감잎을 차와 화장품 등의 원료로 활용할 때 유효성분에 따라 적절한 수확 시기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응용생물화학(Applied Biological Chemistry)’에 게재됐다.
강영민 한의학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감 탄저병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미생물 소재의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현장 적용 시험과 감잎 원료 표준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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