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정책 민감…초고가는 희소 매물 선호
“하이엔드도 매도자 가격 조정해야 거래”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10월 들어 압구정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수십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반면,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주택시장에서는 오히려 신고가가 경신되는 등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세제개편 등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건축 시장과 달리, 하이엔드 주택시장은 수요층의 특성과 매물의 희소성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견고한 가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에 속한 신현대아파트 11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19일 55억90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 75억원(10층)과 비교하면 19억1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직전 거래인 지난 8월 23일 66억5000만원(4층)과 비교해도 불과 두 달 만에 10억6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단지 대형 면적에서는 최고가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183㎡는 지난 8일 93억원(4층)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12월 128억원(12층)에 거래된 바 있어 최고가 대비 35억원 낮은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진 셈이다.
압구정3구역에 위치한 구현대아파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1·2차 160㎡는 지난 16일 90억원(1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27일 기록한 최고가 98억원(8층)과 비교하면 8억원 낮은 수준이다.
대치동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역시 이달 들어 최고가를 크게 밑도는 거래가 잇따랐다. 76㎡는 지난 2일 31억2000만원(9층)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 38억원보다 6억8000만원 낮았다. 84㎡도 지난 3일 34억원(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인 43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9억1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반면 하이엔드 주택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에서는 이달 들어 신고가 거래가 등장하는 등 초고가 주택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인원한남에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206㎡는 지난 3일 143억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인 130억원보다 13억원 높은 금액이다. 단지 내에서도 희소성이 높아 선호도가 높은 듀플렉스 구조의 273㎡ 역시 지난 1일 262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기록한 최고가 263억원과 불과 1억원 차이로, 260억원대 가격을 유지했다.
고급주택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강남구 청담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하이엔드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신고가 거래조차 매도자의 사정이 반영된 일종의 ‘조정 가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호가는 이미 종전 최고가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실제 거래는 매도 의사가 강한 집주인과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매수자가 만날 때 성사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매도자의 가격 조정이 없다면 오히려 거래 자체가 이뤄지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반적인 주택시장에서는 거래량이 가격의 선행지표로 작용하지만, 하이엔드 주택시장에는 이러한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상품의 성격이 강해 정부 정책 등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큰 반면, 하이엔드 주택은 실거주 목적의 사치재 성격이 강해 거래가 드물더라도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엔드 주택은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가 희소한 데다, 특정 조망이나 설계 등 수요자의 선호 조건을 충족하면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거래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거래량이 적어도 신고가가 경신되는 사례가 나타나기 쉽다”고 덧붙였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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