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번 주 세이프가드 조사 착수
中수입량 80만대서 35만대로 축소
한국에도 국가별 수입 쿼터 적용 방침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 전략 차질 우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입을 대폭 줄이기 위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추진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지만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에도 국가별 수입 물량 제한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공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의 외교·산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주 안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EU는 최근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급증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을 대폭 줄이기로 합의했다.
올해 약 80만대로 예상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량을 연간 35만대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예상 수입량보다 약 56% 줄어드는 규모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중국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세이프가드는 원칙적으로 특정 국가를 차별하지 않고 모든 원산지에 적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산 차량을 겨냥한 수입 제한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주요 수출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유럽 무역 전문매체 보더렉스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 영국, 미국 등 주요 하이브리드차 수출국에 국가별 쿼터(할당량)를 배정할 방침이다.
쿼터는 최근 해당 국가들이 EU에 수출한 하이브리드 차량 물량을 기준으로 산정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일반적인 관세 인상보다 강력한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정해진 쿼터를 초과하는 차량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EU 세관에서 통관을 허용하지 않고 원산지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집행위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에서 “EU 시장으로의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주로 중국산 제품 때문”이라며 “다른 국가들에 배정되는 쿼터는 중국만큼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산 차량의 유입이 줄어들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의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의 분위기는 다르다. 국가별 쿼터가 도입되면 수출 물량에 상한선이 생기는 만큼 향후 판매 확대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고유가와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1~8월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약 18만1000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 차량 4대 중 1대가 하이브리드차였던 셈이다.
이 가운데 34.8%는 한국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한 차량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 유럽 현지에도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 등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은 유럽에서 생산하지만 현대차 코나·싼타페와 기아 니로·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에 배정되는 쿼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일부 차종의 유럽 판매 확대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생산 물량을 유럽 공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유럽 공장들은 현재 생산 차종과 물량에 맞춰 설비 운영이 최적화돼 있으며, 부품 공급망까지 고려하면 한국에서 생산하던 차량을 곧바로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과 EU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관계라는 점도 쿼터 배정에서 특별한 혜택을 보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가 FTA 체결국에도 더 관대한 수입 물량을 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업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협상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12월 초부터 세이프가드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국가별 쿼터를 협의할 수 있는 기간이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
정부는 EU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유럽의 생산·고용·공급망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충분한 쿼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6월 EU의 철강 수입 쿼터 조정 과정에서 경쟁국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던 협상 경험도 활용할 방침이다.
EU의 수입 규제 강화 움직임은 자동차 산업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EU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대규모 유입으로 하루 약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의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역내 산업 기반과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을 화학과 기계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EU의 수입 규제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의 수출 환경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jy@heraldcorp.com
![“우리 애가 전화를 안 받아요” 죄책감에 무너진 어머니…‘들어주는 통화’ 50년째 그들을 살린다 [온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6/news-p.v1.20261022.2a91e9603cf24aa9a96e207c11b4c0a2_T1.jpg?type=h&h=240)
![‘보수텃밭’도 요동…트럼프 31% 최악 지지율 상·하원 뒤집힐까 [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6/rcv.YNA.20261020.PAP20261020138701009_T1.jpg?type=h&h=240)
![대기업 다닌다고 5억 더 받는 ‘사내대출’ 정부도 못 건드리는 ‘무적’일까 [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5/rcv.YNA.20260630.PYH2026063010730006100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