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올해 역대 최고치
40%가 “한류 콘텐츠 접하고 한국에 관심”
1~9월 카드 소비 15조, 전년비 47% 늘어
중화권 방한객 29% 급증…일본은 17%↑
서울 편중됐던 방문지, 경기·경북 등 분산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단기간에 종전 최고치인 1894만 명을 넘어섰다. 아직 올해가 두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연말 관광 수요까지 몰리면 2000만 명은 물론, 정부 목표치인 2300만 명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7일 현재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고치였던 2025년 1894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6일까지 잠정 집계된 약 1891만 명과 올해 일평균 방한객 약 6만4000명을 고려한 결과다. 올해 방한 외래객이 급증하면서 지난해보다 종전 최고치 경신이 두 달여가량 앞당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1.5%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9월까지 국제관광 동향을 보면, 방한 외국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일본과 태국은 같은 기간 각각 2.9%, 3.8% 감소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14.5% 늘긴 했지만, 한국보다 증가율이 7%포인트 낮다. 한국 인바운드 시장이 글로벌 관광 수요를 집중 흡수하며 아시아 역내 관광 지형을 재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방한 외래객의 인구통계학적 구성에서는 여성으로의 쏠림이 뚜렷하다. 1~9월 전체 입국객 중 여성 비중은 62.4%로 전년 동기(61.3%)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가 49.8%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글로벌 여성층이 실제 방한 관광의 핵심 수요층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고 전파력이 강한 여성층은 향후 방한 관광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여행 행태를 조사한 ‘2025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를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40.1%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직전 조사인 2024년의 38.3%보다도 1.8%포인트 상승했다.
시장별로는 중화권 방한객이 전년 동기보다 29.1% 증가했다. 대만이 32.4%, 중국이 29.2%, 마카오가 27.5%, 홍콩이 18.6% 등의 순으로 늘었다. 일본(증가율 16.9%), 아중동(15.3%), 구미주(15.1%) 등 전 권역에서도 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관광 분야 카드 소비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신용카드 소비액은 약 15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7% 증가했다.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1~9월 누적 기준 최고치로, 같은 기간 방한객 증가율인 21.5%를 웃돌았다. 이는 단순한 인원수 확대를 넘어 방한객 1인당 지출 여력과 소비 강도가 동시에 강화되는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이 본격화됐음을 방증한다.
업종별 카드 소비 비중은 쇼핑업(37.0%), 숙박업(19.6%), 의료·웰니스업(16.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통계에서 쇼핑업은 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 등을 포함한다. 의료·웰니스업에는 병원·약국뿐 아니라 화장품 로드숍과 메이크업도 포함된다.
의료·웰니스업은 16.6%로 급부상하며 서비스 중심 지출 전환을 견인했다. 과거 미용 서비스나 의료 관광이 특정 국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방한객 전반으로 피부과, 성형외과 시술, 약국 기능성 건기식 구매, 스파, 헤어·메이크업 체험이 필수 일정으로 확산된 결과다. 물품 소유 중심의 전통적 쇼핑 관광에서 한국 고유의 전문 뷰티·의료 기술과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감하는 고부가가치 무형 서비스 소비로 외래객의 지출 축이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지역 입국과 방문도 늘었다. 올해 1~9월 비수도권 공항·항만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약 482만 명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의 26.5%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통신 데이터 기반 지역 방문 횟수는 6472만 회로 전년 동기보다 19.7% 증가했다.
이는 서울(76.8%)에 편중되던 방문지가 경기(11.2%), 경북(2.3%), 경남(2.0%) 등으로 분산되는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지방 거점 국제공항 활성화와 광역 교통망 개선, K-콘텐츠 로케이션의 전국화가 맞물리면서 개별 여행객들의 이동 반경이 지역 상권 전반으로 침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미래가 이미 도래했다”며 “‘대체불가 여행지’ 대한민국은 3000만 명, 4000만 명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관광이 지역경제를 확실히 견인할 수 있도록 관광정책의 대표 지표인 ‘방한객 수’뿐 아니라 질적 부문 관리도 병행하고 관광객 과잉(오버투어리즘) 우려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상 기자
ter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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