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진행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 관련 질타 이어져
임신중지 약물·촉법소년 관련 질의도 나와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친밀관계 폭력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법 제정과 반의사불벌죄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장관은 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친밀관계 폭력에 대한 법제화 필요성과 관련한 질의에 “전반적인 법제화에 대해서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현행 스토킹처벌법과 가정폭력처벌법의 보호 조치가 서로 다른 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는 “전자장치 부착에 대한 조항이 스토킹처벌법에는 있지만 가정폭력처벌법에는 없는 문제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법 개정이나 새로운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스토킹마저도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가 있으면 경찰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약화하는 악영향이 있다”며 반의사불벌죄 폐지에 대해서도 “적극 찬성한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친밀관계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친밀관계 폭력에 의해 계속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처한 여성들이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정부 부처가 매우 심각성을 느끼고 계속 관계 부처가 모여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더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서는 기존 제도가 반복되는 위험 신호를 포착하고도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원 장관은 피해자 지원 인프라 확충 필요성에 대해서도 “확충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친밀관계 폭력 사망 사건 통계를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관계 부처 회의에서 신속한 통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등 주변인까지 보호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스토킹 피해자의 어머니와 형제자매, 새로운 연인 등이 보복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언급하며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관계 부처 간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장관은 관련 법 개정과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친밀관계 폭력의 법적 사각지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동거하는 연인이라도 사실혼 관계로 인정받지 못하면 가정폭력처벌법상 응급조치와 긴급임시조치, 피해자 보호명령 등을 적용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활용하는 사실혼 판단 체크리스트와 법원의 판단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어 피해자 보호 조치가 법원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 장관은 “법원에도 확인하고 개선 사항을 같이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촉법소년 시설 인력·임신중지 약물 대책 도마
이날 국감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앞서 소년범의 교화와 사회 복귀를 지원할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소년 사법과 소년 보호 체계에 대한 충분한 지원 없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만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이 6개월간 생활하며 상담과 주거·학업·자립 지원을 받는 청소년 회복지원시설의 운영 여건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24시간 청소년을 돌봐야 하는 시설인데도 인건비 지원 인력이 3명에 그치고, 휴일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시설의 열악한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도 내년도 인력 증원은 야간 상담 인력 1명에 그쳤고, 휴일 수당까지는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임신중지 약물 도입과 관련해서는 미성년자 보호 대책과 관계 부처 조정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청소년은 임신 사실을 늦게 인지할 수 있고, 법정대리인 확인 절차나 성범죄 피해가 의심되는 미성년자에 대한 연계 체계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도 나왔다.
원 장관은 “임신중지 약물과 관련해서는 장관으로 취임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타 부처와 협의해 왔던 내용”이라며 “관련 단체들의 의견도 충분히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유통된 약물을 통한 청소년 건강권 침해 상황이 심각하니 정부가 빨리 정식 허가된 약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부처 간의 협의는 이미 작년부터 지속해 왔고 청소년 상담 전화나 기존 상담소에 제출된 여러 내용을 정리해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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