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은 ‘인상’ 주장…워시 “인플레 너무 높다”
한은 부총재 “대외 리스크 상존…각별 경계”
한미 격차 0.75%P로 축소 땐 원화 강세 압력
가파른 경제성장 확인…10월 물가 추이 주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상의 문을 열어뒀다. 위원 2명이 즉각 인상을 주장했고, 케빈 워시 의장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너무 높다”고 강조하면서다.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 전 연준이 ‘매파적 동결’ 신호를 내면서 한은의 추가 인상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29일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간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중동지역 긴장 지속,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불확실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번 주 ECB(유럽중앙은행), BOJ(일본은행)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돼 있고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정책 변화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앞으로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12명의 위원 중 10명이 찬성했다. 나머지 2명은 0.25%포인트 즉각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결정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물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비상 상황이나 위기가 아니라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실물경제 활동은 분명히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인상 이후 금융여건에 대해서도 “긴축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며 추가 긴축 여지를 남겼다.
시장은 이번 회의 이후 12월 인상에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기준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전망은 79.4%로 27일(78.3%)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이번 회의에 대해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2명의 소수의견이 나온 가운데 경제활도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은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인상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12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 뒤 2027년에는 동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여러 차례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올림으로써 금융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고 자평해 왔다. 이번 ‘매파적 동결’이 신 총재의 금리 인상 명분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 달 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다시 좁혀진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현재 상황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근본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2년 미국이 한국 금리를 넘어선 뒤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는 7월과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면서 1.25%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좁혀졌다가 9월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높이면서 다시 1%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신 총재는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여건) 대비 환율 수준이 높다며 추가 하락 여지를 시사해 왔다. 하지만 1300원대 초중반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앞으로 상방 압력이 더 커질 경우 다음 달 금리 인상을 통한 한미 금리차 축소 명분에 더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주일간 1320원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28일 달러 매수세에 1340원대까지 다시 올랐다. 주간 종가는 1337.7원으로 19일(1330.3원) 이후 7거래일 만에 1330원대로 올랐다. 29일 오전 9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40.7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 밖에 주요 거시경제 지표들도 일제히 긴축을 가리키고 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 성장해 한은 전망치(0.3%)의 세 배를 웃돌았다. 소비는 4년여 만에 위축됐지만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전망하고 있다. ‘10월 기업경기조사’에서도 기업 체감경기는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다음 금리 결정 전까지 남은 주요 변수는 11월 초 발표될 10월 물가다. 한은은 10월 물가상승률이 3% 내외로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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