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된 신고자 2명…공소청에 “감면 검토”
수사단계 감면 요구 법적 근거 마련 추진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른바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을 신고했다가 형사처벌 위기에 놓인 공익신고자들을 위해 공소청에 책임감면 협조를 요청했다. 지금까지는 재판 단계에서야 의견을 낼 수 있었는데 권익위는 앞으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신고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권익위는 지난 26일 공익신고 과정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공익신고자 A씨와 B씨에 대해 수원지방공소청에 책임감면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2024년 회사가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해 직원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신고했다. 신고 이후 사측은 이들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하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고소 취하와 관계없이 수사가 계속됐다. 결국 이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공소청에 송치됐다.
이번 요청은 현행 제도의 빈틈을 보여준다. 책임감면의 근거인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는 권익위가 징계권자와 행정처분권자에게 징계나 행정처분 감면을 요구하거나, 재판을 맡은 법원에 형사처벌 감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 경찰 등 수사기관이나 공소청에 대해서는 근거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공익신고자가 수사를 받거나 송치되더라도 권익위가 기소 전에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웠다.
권익위는 앞으로 공익신고자가 신고와 관련해 수사를 받게 되면 책임감면 제도의 취지가 반영되도록 경찰 등 수사기관과 공소청에 감면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신속히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사기관과 공소청에도 책임감면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입법 미비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공익신고자가 용기를 내어 신고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등에 노출되는 위험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신고자 보호를 총괄하는 국민권익위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공익신고자를 더욱 두텁고 실질적으로 보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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