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감 살린 인테리어 요소 눈길
고속도로 주행 실연비 만족도↑
외부 전력공급 기능 V2L 등 실용성 합격점
가솔린 모델 대비 동력성능 개선 뚜렷
회생제동 이질감은 다소 커
가로 형태로 놓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활용성↓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하이브리드 모델이 탄생했다. 현시점 최상위 스포츠유틸리차량(SUV) GV80 하이브리드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 내연 기관 모델 실연비가 ℓ당 7㎞ 수준이었던 만큼 첫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손꼽아 기다린 사람들도 많았을 터. 과연 GV80 하이브리드가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을까.
최근 GV80 하이브리드를 타고 경기도 일대에서 약 280㎞ 구간을 달려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비가 조금만 더 좋아지면, 망설임 없이 구매할 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가까운 매장을 가보는 걸 추천한다. 다만, 그 ‘연비’의 기준이 팰리세이드나 카니발 하이브리드 정도이거나, 최근 출시된 동급 차량 수준의 편의사양을 바란다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 것 같다.
먼저 생김새를 살펴보면, 외관에서는 전면 라디에이터그릴 크기가 조금더 커진 정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기존 내연기관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다만, 실내에서는 고급감이 눈에 띈다. 연내 출시를 앞둔 브랜드 첫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의 그것과 닮은 시트 가운데 정사각형 모양의 패턴과 투톤 컬러 조합이 매우 인상적이다.
가장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연비를 살펴보면, 먼저 회사 측이 밝힌 차량의 복합연비는 19인치 휠을 장착한 2WD 5인승 모델 기준 ℓ당 12㎞다. 사용자의 운전 성향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도심 주행에서는 평균 ℓ당 10㎞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하위 모델인 GV70 가솔린 2.5터보 AWD모델이 도심에서 평균 ℓ당 8㎞대 연비를 보여준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개선됐다. 인상적인 부분은 고속도로 구간에서의 연비다. 수원에서 양평까지 왕복 약 120㎞ 구간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를 활용할 때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평균 ℓ당 15.9㎞, 복귀 구간에서 운전자의 평소 습관대로 운전했을 때는 ℓ당 14.5㎞의 연비를 보여줬다.
특히, 상대적으로 막힘이 적은 새벽 시간 때 골프를 가는 주말 골퍼들이라면, ℓ당 16㎞ 수준의 경험하지 못했던 연비효율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또 한가지, 골프나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트렁크 용량이 내연기관과 차이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의 경우 6세대 모델까지는 하이브리드 모델 트렁크가 고전압 배터리 배치 영향으로 가솔린 모델 대비 좁았지만, 7세대로 넘어오면서 배터리 위치를 조정해 이 같은 단점을 완전히 없앴다. GV80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가솔린 모델(5인승 기준 735ℓ)과 트렁크 구조 및 적재 용량에 차이가 없다. 2열을 접지 않은 상태에서도 골프백 4개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다.
주행 성능도 꽤 만족스럽다. GV80 하이브리드는 2.5 터보 엔진에 시동과 발전을 담당하는 모터, 실제 차량 구동과 회생제동을 맡는 최고출력 59.1㎾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엔진과 모터를 합친 최고출력은 352마력이다. 이는 기존 GV80 2.5 가솔린 터보(304마력) 대비 약 16% 개선된 수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자체 시험 기준 약 7.1초다. 실제 고속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치고 나가는 차체 움직임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한층 기민해지고, 날렵했다.
승차감도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비포장도로를 지날때 차체 꿀렁거림이나 시트로 전해지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또 하나의 특징인 외부 전력공급 기능인 V2L 도입도 반갑다. 차량의 포지션을 생각할 때 이 차량을 타고 캠핑을 자주 가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겠지만, 가끔씩 야외로 나들이를 갈 때 활용도가 좋을 것 같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먼저 회생제동 시스템이 주는 ‘이질감’이다. GV80 하이브리드는 앞차와의 거리나 과속카메라 정보를 토대로 차량이 회생제동 강도를 알아서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이 탑재된다. 제동페달을 밟는 횟수를 줄이는 동시에 회생제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인데, 저속구간에서 이따금씩 걸리는 제동이 부자연스럽다. 가끔 전기차를 탈때 회생제동 강도 탓에 멀미를 하는 사용자라면 꽤나 거슬릴 수 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방식도 살짝 아쉽다. GV80 하이브리드는 ‘신차’지만, 디자인 구성에서는 기존 모델을 그대로 따른다. 그렇다 보니 센터페시아 하단에 가로 형태로 단 1대의 스마트폰을 올려 놓는 무선 충전 방식도 그대로다. 정차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충전 패드에 올려두고 보기에 불편하고, 발열이 심해 활용도가 낮았다.
특히, 최근 대중 브랜드인 현대자동차 준중형 SUV 신형 투싼에도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듀얼 무선충전 시스템이 적용된 것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GV80은 어느덧 출시된 지 7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온지도 3년이 지났다. 지금까지도 브랜드 볼륨 모델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동급 경쟁 모델이 풀체인지 또는 이에 준하는 진화를 보여준 것과 비교하면 변화 속도가 더디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현대차에서 이미 신형 그랜저, 투싼 등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와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차량용 음성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글레오 AI’ 등이 차례로 적용된 것만 보더라도 꽤나 간극이 크다.
전기차에 준하는 다양한 편의사양, 빠르게 성장하는 자율주행보조 시스템 등을 갖춘 신차들이 잇달아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한발 앞서 ‘16% 개선된 연비’를 무기로 내세웠다면 흥행 기대감이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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