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 수준 평가…그래도 중요한 건 시민 체감”
출생아·혼인 증가세…출산 넘어 육아·맞돌봄 강화
영아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돌봄 확대…시민 안전도 강화
“현장 목소리 반영해 시민 체감 정책 실현”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출산은 시작일 뿐, 부모가 마주하는 더 큰 과제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제는 출산 전후의 일시적 지원을 넘어 육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고, 부모가 함께 책임지는 맞돌봄이 일상에 자리 잡도록 정책의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 저출생 정책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과 출산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던 정책을 아이가 자라는 전 과정의 돌봄과 일·생활 균형까지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전국에서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흐름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23년 0.55명에서 2024년 0.58명, 2025년 0.63명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올해 1~7월 출생아 수는 3만1367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7.9% 늘었고, 혼인 건수도 3만1769건으로 12.4% 증가했다.
마 실장은 이 같은 반등을 서울시 정책 하나의 성과로 돌리지는 않았다. 주거와 돌봄, 일·생활 균형, 결혼·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주거비와 양육 부담이 큰 대도시 서울에서는 ‘아이를 낳는 것’ 못지않게 ‘낳은 뒤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봤다.
출산 지원 넘어 ‘육아 전 과정’으로 확대
마 실장은 서울의 저출생 정책이 출산 전후 지원에서 육아 전반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맞벌이와 한부모 가정 등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돌봄 공백을 줄이고, 아이의 연령과 가족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는 방향이다.
서울시는 방학 중 초등학생의 점심 공백을 줄이는 ‘서울아이 든든한끼’를 비롯해 긴급·틈새돌봄, 가족돌봄 지원 등을 확대하고 있다. 돌봄을 부모 개인의 책임으로만 남겨두기보다 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마 실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맞돌봄’이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것을 특별한 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만드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 200인의 아빠단’을 통해 아빠들이 육아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 실장은 “아빠가 육아와 가사를 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이야기가 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그런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맞돌봄이 일상이 되는 것이 저출생 문제를 풀어가는 중요한 열쇠라고 본다”고 했다.
돌봄 공간도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세분화하고 있다. 기존 키즈카페가 주로 3~9세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영아부터 초등 고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영아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출산 직후 부모들이 집 안에 고립되지 않고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돕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에게는 월령에 맞는 촉감놀이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육아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생활권 내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초등 고학년을 위한 공간은 활동성을 높인다. 서울가족플라자에 조성한 클라이밍 특화 공간처럼 활용도가 낮았던 장소를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야간연장 어린이집과 365열린 어린이집, 주말·시간제 돌봄 등 긴급·틈새돌봄도 병행한다. 초등학생은 키움센터 등을 통해 등교 전과 방과 후, 야간 시간대의 돌봄 공백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성에서 시민 전체로 넓어지는 ‘안심정책’
여성가족정책의 또 다른 축은 안전이다. 여성 1인 가구와 스토킹 피해자 등 안전 취약계층에서 출발한 정책을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필요한 시민에게 확대하는 방향이다.
서울시는 휴대전화와 연동해 위기 상황에서 자치구 CCTV 관제센터 등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동행안심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에게는 휴대전화가 없어도 위험 상황을 주변에 알릴 수 있는 ‘초등안심벨’을 보급하고 있다.
마 실장은 여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시작한 안심벨이 실제 현장에서는 남성 대학생이나 청소년 등에게도 필요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지원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취약성은 성별만으로 나뉘는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소상공인 사업장의 안심장비 지원도 같은 방향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성 사업주 여부만을 기준으로 하기보다 실제 근무환경과 위험 정도를 살펴 안전 지원이 필요한 곳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에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불법 촬영물 탐지·삭제 지원 등을 통해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력보유여성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서울커리업 프로젝트’도 일과 가족생활을 함께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의 한 축이다.
서울의 돌봄·안전 정책에 대한 외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마 실장은 최근 G3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가 서울의 여성가족정책을 두고 “글로벌 톱3가 아니라 G1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하지만 마 실장이 더 강조한 것은 정책에 대한 시민의 체감이다. 현장에서 들어오는 의견과 민원을 세밀하게 살피고, 기존 정책에 빈틈이 있다면 보완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각지대는 새로운 정책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 실장은 “결혼, 출산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서울시민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갈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정책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7toy7@heraldcorp.com
![“세무서 이긴 아들의 효심” 어머니 모신 40년 덕분에 상속세 2억 지켰다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9/news-p.v1.20261029.9095c7d0d0cc41f1b579f587e921ac19_T1.png?type=h&h=240)
![“V자 반등은 없다” 실탄 아끼는 큰손들, 이번 폭락이 다른 이유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9/news-p.v1.20261015.bf346e259b1345f280b498eda7b41712_T1.jpg?type=h&h=240)
![창호도 ‘하이엔드’ 시대…재건축 시장에 프리미엄 승부수[그 회사 어때?-KCC]](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8/news-p.v1.20261006.6986af99ec4340659a06462b2dd32e55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