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하면 민주당도 시간낭비…결국 협상하러 올 것”
백악관, 관세·이민·정부지출 독자 추진…의회 조사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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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3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대통령 거부권을 적극 행사해 야당의 입법 추진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악관도 민주당의 의회 다수당 탈환 가능성에 대비해 의회 승인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행정조치를 검토하는 등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가 공개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나는 ‘미스터 비토(Mr. Veto·거부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국정을) 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한두 달 동안 법안들이 계속 거부당하면 그들은 결국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찾아와서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 자신이 거부권을 반복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 실제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고, 상원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확보하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각종 조사에 나서는 한편, 주요 국정과제의 입법 추진에 제동을 걸고 정부 예산 지출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 상원까지 장악한다면 행정부 고위직과 법관 인준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거부권을 행사해 민주당 주도의 입법을 저지하는 동시에, 의회 승인 없이 행사할 수 있는 행정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핵심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10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2기 들어서는 지금까지 2차례 행사했다. 특히 1기 당시 거부권 행사는 모두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2019년 이후에 이뤄졌다. 이 중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한 것은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거부권을 재의결로 뒤집은 한 차례뿐이다.
백악관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상황에 대비해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도 수개월째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등이 지난 4월부터 이민, 관세, 정부 지출 등의 분야에서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핵심광물과 풍력터빈 수입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유학생 및 임시 취업 비자 소지자에 대한 규제 강화, 주택·건설비 절감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의회가 이미 승인한 예산을 활용해 어떤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지와, 연방 보조금 배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임명직 인사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또 백악관 법률고문 팀은 대통령이 법적으로 단독 행사할 수 있는 권한 범위와 그 권한의 한계를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러한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관련 논의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예상되는 행정부 조사에도 대비하고 있다.
백악관 법률 담당자들은 행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와 소환장에 대응하는 방법을 안내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과 주고받은 의사소통 내용을 의회 조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행정 권한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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