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 기조연설

양국 경제협력 강조…첨단산업 동반성장 의지

반도체·배터리·산업용 AI 등 협력 확대

“한국, 기술력·자유시장 결합한 인상적 사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총리가 한국과 독일의 첨단기술 협력을 확대해 미래 산업을 함께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 기조연설에서 양국이 체결한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에 관한 공동 의향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전자기술, 산업용 인공지능(AI), 로봇 등 차세대 산업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 일정이 담겨 있다”라며 “변화에 동참하는 모든 기업을 환영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산업통상부와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는 한독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도체·배터리·산업용 AI 등 첨단산업과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의향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공급망 다변화와 회복력 강화, 핵심 광물·에너지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첨단기술과 미래산업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메르츠 총리는 한국의 산업 경쟁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자유시장경제와 뛰어난 기술력, 정치적 의지가 결합했을 때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례”라며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첨단산업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한국과 독일의 산업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도 협력 확대의 기회로 꼽았다. 그는 “양국 산업 간 구조적 유사성은 협력을 강화할 훌륭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의 공학 기술과 전문화된 중소기업,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디지털 혁신 역량이 상호 보완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AI는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AI에는 혁신뿐 아니라 첨단 칩과 원자재, 합리적인 가격의 안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메르츠 총리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디리스킹(위험 완화)을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다변화다. 우리의 목표는 경제적 역량과 안정성, 행동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노력이 결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쪽은 안보와 혁신 역량, 번영, 행동의 자유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미국과 중국 간 경쟁 심화가 세계 공급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 원자재와 기술 분야에서 공정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특정 분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메르츠 총리는 자유무역 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규칙에 기반을 둔 무역 질서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강화와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이어 “독일과 인도·태평양 지역은 경제적으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라며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질서를 지켜나가겠다”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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