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V자형 회복세, 역대급 성과에 감사

성장과 분배, 낡은 이분법 벗어나야

3대 메가 등 성장동력 과감히 투자

미래대응기금·추가 세수 역할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열린 11월 정기국회 제11차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열린 11월 정기국회 제11차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일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 투입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성장의 과실을 민생과 분배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을 통한 경제 회복과 성장 기반 마련에 방점을 뒀다면, 집권 3년차를 맞는 내년에는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와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취약계층 지원과 민생안정에 재정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시정연설에서 이번 예산안의 핵심 기조가 ‘모두의 성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지역과 계층, 소수 기업에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집중되는 ‘소수의 성장’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모든 국민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4면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재정투자를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면서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낡은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달라진 시대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확대되는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혁신적 재정안정 장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 “국채 신규 발행도 줄여 시장 안정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일부 야당의원들이 큰 목소리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야당 의원석을 바라보며 “말씀 하실 게 있으면 하시라”고 한 뒤 연설을 이어가기도 했다. 야당은 늘어난 세수를 통해 재정건전성과 국가채무 상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AI와 첨단산업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올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1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연구개발(R&D) 예산도 역대 최대인 39조50000억원을 편성했다.

국방예산 역시 올해보다 8.2% 증액한 73조3000억원으로 늘려 핵심 전력 확보와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민생 지원과 지역균형발전에도 재정 투입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과 지역, 세대에 대한 민생 지원을 획기적으로 두텁게 하겠다”며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7% 인상하고, 청년예산을 53.5% 늘어난 43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는 25조 6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도 35개 군으로 늘린다.

지역 주도 성장에는 올해의 두 배가 넘는 33조원을 투자한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 말미에 실행과 속도가 관건이라면서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이번이 네 번째로,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예산안 시정연설 때는 국민의힘이 보이콧하며 더불어민주당만 참석한 ‘반쪽짜리’ 시정연설로 진행됐지만 이날은 국민의힘이 항의의 목소리를 내기는 해도 본회의장 자리를 지켰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조정식 국회의장과 등과 만나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과 조 의장, 민주당 김민석 대표·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 등이 참석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호철 감사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Google News Icon
Google News 에서 헤럴드경제 팔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