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

한·독 첨단산업 협력 확대…공급망 다변화 모색

한성숙-메르츠 양국 총리 기조연설자로

네이버·지멘스 CEO, 산업 AI 협력 논의

마리 안토니아 폰 쉔부르크(왼쪽)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대표와 롤란트 부슈 독일경제아시아태평양위원장·지멘스 회장 겸 CEO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마리 안토니아 폰 쉔부르크(왼쪽)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대표와 롤란트 부슈 독일경제아시아태평양위원장·지멘스 회장 겸 CEO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독일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재계 인사 800여명이 서울에 모여 산업용 인공지능(AI)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과 독일의 첨단산업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체계도 마련됐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 2026)’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2일 밝혔다.

1986년 처음 개최된 APK는 독일과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 경제 협력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국제회의다. 40주년을 맞은 올해 행사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주요 일정이 진행됐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현지 공동 주최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 의제는 산업 AI를 활용한 제조업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였다.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협력 확대,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사흘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최수연 네이버 CEO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산업용 AI 기술’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임세준 기자
최수연 네이버 CEO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산업용 AI 기술’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임세준 기자

특히 지난달 31일 진행된 ‘산업 AI 테크 다이얼로그’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롤랜드 부시 독일경제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 위원장 겸 지멘스그룹 회장·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AI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면서 제조 공정과 생산성, 일자리 등에 가져올 변화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부시 회장은 산업 AI를 “세계의 새로운 운영체제”라고 표현하며 제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평가했다. AI 확산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에 대해서도 “요구되는 역량과 기술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인재 양성과 산업 현장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AI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특정 국가나 기업이 AI 기술 전반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기보다는 각자가 보유한 기술과 전문성을 결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취지다.

이들은 독일의 산업 엔지니어링 기술과 한국의 디지털 혁신 역량을 결합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산업 현장에서의 데이터 활용과 운영 안정성 확보, AI 기술의 실제 생산공정 적용 등이 향후 협력 과제로 제시됐다.

한·독 양국 정부 차원의 협력도 구체화됐다. 지난달 30일 양국은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에 관한 공동의향선언’을 체결하고 반도체와 산업 AI, 공급망 등 전략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과 독일 기업·기관 간 양해각서(MOU) 9건도 체결됐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2030년까지의 독일·아시아태평양 무역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 기업의 공급망 회복 탄력성 강화 방안 등을 살펴봤다.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산업정책’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셰옌메이(Yanmei XIE) 아시아소사이어티 스위스 2026 TOY 선임연구원, 아가타 크라츠(Agatha KRATZ) 로디움그룹(Rhodium Group) 파트너, 베른하르트 바르치(Bernhard BARTSCH)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 대외관계 이사, 소날리 초드리(Sonali CHOWDHRY) 독일경제연구소(DIW Berlin)·킬 세계경제연구소 무역경제학자, 루트거 슈크네히트(Ludger SCHUKNECHT)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정책·전략 담당 부총재. 임세준 기자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APK 2026에서 ‘산업정책’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셰옌메이(Yanmei XIE) 아시아소사이어티 스위스 2026 TOY 선임연구원, 아가타 크라츠(Agatha KRATZ) 로디움그룹(Rhodium Group) 파트너, 베른하르트 바르치(Bernhard BARTSCH)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ICS) 대외관계 이사, 소날리 초드리(Sonali CHOWDHRY) 독일경제연구소(DIW Berlin)·킬 세계경제연구소 무역경제학자, 루트거 슈크네히트(Ludger SCHUKNECHT)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정책·전략 담당 부총재. 임세준 기자

산업정책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는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포이트와 독일산업연맹, 티유브이슈드, 도시바 등의 관계자들도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한 사업 전략과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논의했다.

한국 AI 스타트업의 성과도 나왔다. 지난달 30일 개최된 ‘제2회 AI 스타트업 어워드’에서 국내 기업 모디전스비전(Modigence Vision)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 5개사가 참가했다. 베트남의 엔팜(Enfarm)이 우승했으며, 한국 모디전스비전을 비롯해 인도 우르자(Oorja), 싱가포르 마리나체인(MarinaChain), 중국 옌인(YanYin)이 경쟁을 펼쳤다.

모디전스비전은 지난 7월 주한독일상공회의소가 개최한 ‘Korea-Germany Connect: AI Startup Pitching Challenge 2026’에서 우승해 한국 대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 기업은 3차원(3D)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과 산업 자동화 분야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주한독일상공회의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이 독일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산업·기술 협력 거점 역할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강한 독일과 첨단 디지털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간 협력을 실제 투자와 공동 사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마리 안토니아 폰 쉔부르크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대표는 “40주년을 맞은 APK를 서울에서 개최하며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에서 독일과의 파트너십에 무엇을 더할 수 있는지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흘간의 논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공통의 우려에서 출발해 산업 AI, 공급망, 회복 탄력성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으로 이어졌다”며 “서울에서 맺은 인연이 한·독 기업 간 프로젝트와 투자, 파트너십으로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고 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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