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삼성SDI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밝혀진 뒤 배터리 안전강화에 15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삼성전자의 차기 스마트폰인 ‘갤럭시S8’ 배터리 공급 재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4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갤노트7 악재를 ‘빅베스’로 씼어내고 주가도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코스콤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2.29%가 빠져나가 전날 7조32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대치(8조5260억원)에 1조원 이상 못미치는 수치지만, 지난해 갤노트7 폭발로 6조1400억원(10월26일)까지 내려앉았던 걸 감안하면 상당부분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 26일 갤노트7 배터리 폭발 제보를 시작으로 31일 갤노트7의 국내 이동통신 3사 공급을 중단하자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중국 ATL 사가 제조한 배터리로 교체한 리콜 제품에서도 폭발이 일어나자 ‘전화위복’으로 주가가 다소 반등했지만, 갤노트7 사태의 충격은 컸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갤럭시노트7 단종(10월 11일) 전날까지 -23.78%가 빠져나갔다. 주가도 마의 10만원 선이 붕괴하면서 9만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해 11월 22일 중국이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인증 기준을 강화하면서 중국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또 하나의 보복이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자동차 배터리업계 모범기준 개정안에서 정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생산기업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2억와트시(Wh)에서 40배 높인 80억Wh로 올려잡았다. 삼성SDI의 중국 내 생산 능력은 20~30Wh 수준으로 새 기준은 통과가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악재에 업계에서는 4분기 영업적자(-457억원)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갤노트7 단종으로 인한 충당금, 중국 전기차향 원형배터리 판매 중단과 더불어 중대형전지도 중국 보조금규제 장기화로 매출액감소와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통큰 투자계획이 빛을 발해 올해 갤럭시S8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S8향 배터리 공급은 우려와 달리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건 아쉽지만, 자동차용 배터리 매출의 40% 이상은 BMW를 비롯한 유럽 업체향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건 없다”고 말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4일 “삼성전자의 갤노트7 발화 사고 원인에 대한 발표가 삼성SDI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갤노트7 발화로 주가가 급락해 청산가치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시장에서 이번 발표를 새로운 악재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관련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3분기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한 상황”이라며 “관련 비용에 대한 충당금을 쌓음과 동시에 안정성 조건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공급선 위치를 다시 확고히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목표주가 14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SDI는 갤노트7 단종 이후 분골쇄신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배터리에 가해지는 열충격, 압축, 낙하, 관통 등의 단계에서 강화된 측정기기를 사용하고, 절차를 추가하는 등 배터리 신뢰성 테스트 절차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새해 통 큰 투자 계획에도 비용 부담에 지난 23일 주가가 약보합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제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 관행을 정착시켜 우리의 새로운 DNA로 각인시키자”며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를 ‘제품 안전성’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