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Fig) 스퀴드 공동창업자 인터뷰

스테이블코인 결제 급성장…리플과 RLUSD 결제·외환 확대

미니페이서 RWA 하루 3만건 매수…美 주식 상품도 준비

ABC·다날과 기술 협업…국내 RWA 시장 겨냥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스퀴드’ 창업자 Fig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스퀴드’ 창업자 Fig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현재 우리 매출의 70%는 스왑에서 나오지만, 제가 가장 기대하는 시장은 실물자산토큰화(RWA)입니다. 어디서든 전 세계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스퀴드 창업자 피그(Fig)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 성장축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자산 스왑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당장 가장 빠르게 커지는 분야라면, 중장기적으로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이 온체인으로 옮겨오는 RWA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본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출시된 스퀴드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에서 자산을 손쉽게 교환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인프라다. 비트코인, XRPL, 솔라나, EVM, 코스모스 등 100개 이상의 체인과 130개 이상의 탈중앙화거래소(DEX)를 연결한다.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은 62억달러로 이용자는 200만명, 통합 파트너는 1000곳을 넘어섰다.

피그는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뒤 금융과 소프트웨어 분야를 거쳤다. 크립토 시장에서 직접 개발과 거래를 하며 블록체인 간 연결의 불편함을 체감한 것이 스퀴드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인터넷이 정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라면 자산을 위한 네트워크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기업은 API 하나만 연동하고 이용자는 복잡한 블록체인 구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본격화…크로스체인·FX로 확장=스퀴드의 최대 수익원은 스왑이지만, 최근 결제 부문의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피그는 “결제는 스왑보다 마진이 낮은 대신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2026년은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가장 좋은 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여러 블록체인으로 확산하면서 체인 간 연결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론과 베이스, 템포 등 결제에 활용되는 네트워크가 제각각인 만큼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를 하나의 서비스처럼 연결해주는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퀴드는 리플로부터 투자를 받은 데 이어 공식 상호운용성·결제 파트너로도 협력하고 있다. 리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위한 온체인 결제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도 개발 중이다. RLUSD를 다른 체인의 USDC나 USDT 등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활용 범위는 외환 거래까지 넓히고 있다. 피그는 “리플과 외환(FX) 활용 사례도 논의하고 있다”며 “유로에서 달러, 파운드에서 멕시코 페소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RLUSD를 중간 매개로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램핑과 크로스체인 스왑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구조다.

활용처와 함께 리테일 이용 기반을 키우는 것 또한 과제로 꼽았다. 지금까지 RLUSD 거래가 기관 중심의 B2B 수요에 집중됐다면 네오뱅크나 크립토 카드, 월렛 서비스를 통해 일반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스퀴드’ 창업자 Fig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스퀴드’ 창업자 Fig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월렛이 투자창구로…“한국도 수요 커질 것”=피그가 결제보다 더 크게 기대하는 시장은 RWA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각국 규제가 RWA에서 실제 거래가 나올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어디서는 글로벌 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퀴드는 이미 온도(Ondo), 엑스스톡스(xStocks) 등 토큰화 자산 사업자들과 협업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는 오페라(Opera) 계열 월렛 미니페이(MiniPay)다. 미니페이의 이용자는 약 1600만명으로 은행 계좌나 전통 투자상품에 접근하기 어려운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미니페이에서는 금 토큰화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주식 투자 상품도 준비 중이다. 피그는 “지금은 자산이 네 종류밖에 없는데도 하루 약 3만건의 매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자산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RWA는 핵심 성장 영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와 보관 모두 중앙화거래소(CEX)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글로벌 자산과 온체인 유동성을 빠르게 연결하는 영역은 별도의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한국 오픈블록체인인공지능협회(OBDIA) 회원사로 합류한 가상자산사업자(VASP)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와 협업하며 국내 접점을 넓히고 있다. ABC와는 현재 체인 간 스왑을 중심으로 협업하고 있으며 향후 입출금 절차 단순화와 결제·정산까지 연결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월렛이 단순 보관 수단을 넘어 결제 기능까지 담게 될수록 스퀴드의 역할도 자연스레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다날과는 프라이빗체인인 페이프로토콜과 퍼블릭체인 간 상호운용성을 검증했다. 향후 토큰증권(STO)과 RWA 시장이 본격화되면 금융사나 결제사가 자체 프라이빗체인에서 발행한 자산을 외부 유동성과 연결하는 수요까지 이어질 수 있다.

피그는 “국내 금융사들도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결제에 관심이 기울어져 있다”면서도 “한국의 규제가 내년부터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RWA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은행을 통해 어떤 투자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XRPL 기반 자산 발행과 타 체인의 USDC 연계를 검증하는 PoC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고,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규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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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