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가, 종이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뒤죽박죽 엉킨 국수가락 같은 조형물이 전시장 바닥으로 육중한 무게를 토해내고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무한히 자르고 이어붙이는 행위를 통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형상의 조형물을 만들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국내 30~40대 청년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 SeMA BLUE 2014의 ‘오작동 라이브러리’전에서 선보이고 있는 권죽희의 설치작품이다. 1768년 발간돼 현존하는 근대적 백과사전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지식의 함축판이다.
브리태니커가 쏟아내는 지식의 ‘토사물’과 같은 이 조형물은 무질서한 스마트 시대의 지식 정보환경을 보는 듯 하다.
작가는 방대한 지식과 정보가 축적된 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비평적 시선을 직접적 이미지로 풀어냈다. 전시는 8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김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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