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위해 이강인 등 대표 발탁 주저 말아야”…차범근의 쓴소리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차범근(66)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강인(18ㆍ발렌시아)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인 유망주들의 성인 대표팀 발탁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고 나섰다.

차 전 감독은 13일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1회 차범근 축구상‘시상식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유럽엔 18∼19세 정도 된 선수들이 팀마다 있다. 성공도, 실패도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 선수를 뽑기 주저하는 건 한국 축구가 발전하는 걸 막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 전 감독은 자신의 선수 생활 당시 20세가 채 되지 않은 1972년 태극마크를 처음 달아 A매치 136경기에서 58골을 터뜨리는 기반을 마련했다.

차 전 감독은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줘서 잠재력을 끌어내면 그건 막을 수가 없다. 뛰어오르는 속도가 엄청나다”면서 “그래서 차범근도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았던 1998년 4월 19세 생일이 갓 지난 이동국을 발탁해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 데려갔다. 당시 한국 축구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기록이었다. 그는 “아직 어른들 세대는 고정관념이란 게 있다. 선배들 세대의 경험도 인정은 해야겠지만 좀 더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전 감독은 최근까지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다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기성용(30ㆍ뉴캐슬), 구자철(30ㆍ아우크스부르크)의 선택에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두 선수는 한국과 유럽 경험을 모두 지닌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싶다. 유럽만 주로 경험하는 어린 선수들과 지도자 사이에서 이들의 가교 구실이 필요한 시대인데, 쑥 빠지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서른에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6년을 더 뛰었다. 이제 서른은 노장이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 “어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인재가 우리에겐 아직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