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장비 세계1위 화웨이 연내 TV진출…장기 파급력 주목 - 휴대폰은 삼성과 점유율 격차 4%P 불과…역전 가능성 대두 - 북경 전기차 내년 국내 공습…게임업계는 이미 20% 잠식 - 中더블스타, 금타 인수에 혈세 쏟은 기술 유출 우려도 - 1차 조선ㆍ디플 이어 2차 휴대폰ㆍTV 불안 고조 [헤럴드경제=산업부] 한국 산업계에 2차 중국발 ‘퍼펙트 스톰(여러 태풍이 동시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현상)’이 몰려오고 있다.
자국 정부를 등에 업고 외형을 키운 중국 업체들이 조선, 디스플레이, 2차 전지, 메모리반도체 등 한국의 간판산업 위협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연내 세계 TV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2위 전기차 업체 북경자동차그룹(BAIC)은 내년 국내 공습을 선언했다.
화웨이는 휴대전화 분야에서도 세계 1위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를 4%포인트(올 1분기)까지 줄이면서 역전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단숨에 사들이면서 우리 혈세가 투입된 기술 유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는 이미 중국산에 5분의 1을 잠식당한 상황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조선과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 시장을 중국에 속절없이 빼앗긴 데 이어 자동차와 가전, 게임 등 ‘철옹성’이었던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산 위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3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5G TV’를 앞세워 세계 TV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차세대 고속통신규격인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 모듈과 8K(현존 최고화질 3300만화소) 방송에 대응한 고부가가치 TV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화웨이 TV는 5G 고속통신을 기반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끊김없이 감상할 수 있고, 가상현실(VR) 영상도 지원해 TV 활용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결단이 당장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투톱’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TV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샤오미와 함께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의 LCD(액정표시장치) 저가 물량 공세를 흡수할 새로운 플레이어가 출현한 것으로 보고 장기적인 파급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다른 중국 업체와 달리 휴대폰ㆍ통신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기존 확보된 유럽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 TV시장에 진출하거나 5Gㆍ8K가 대세화됐을 때 통신장비 우위 살려 영향력 키우면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세계 1위 자리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50% 급증하며 19%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꿰찼다. 1위 삼성의 점유율은 23.1%다.
불과 1년전만 해도 11.9%포인트에 달했던 삼성과 화웨이의 점유율 격차가 올들어 4.1%포인트까지 줄어든 것이다. 화웨이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팽배하다.
자동차(완성차ㆍ타이어) 업계는 진퇴양난이다.
북경자동차그룹(BAIC) 전기차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 문을 두드리는 사이 국내 기업은 중국 현지에서 각종 규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완성차와 배터리를 자국 기준으로 별도로 인증해 수입차에 차별을 두고 있지만, 한국의 자기인증제도는 문턱이 낮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전기차 시장은 국산ㆍ수입에 상관없이 인증 절차만 통과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글로벌 기준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불이익을 줄이는 방향으로 세금이나 보조금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높은 전기 생산가격 대비 낮은 전기료를 고려하면 중국 전기차가 국내에서 운행할수록 혈세가 투입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 “전기차 연구ㆍ개발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유입이 역차별로 비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인수ㆍ합병과 경쟁 격화에 따른 기술 유출 우려도 상존한다.
쌍용자동차가 보유한 디젤 하이브리드 중앙통제장치(HCU) 기술을 지난 2004년 상하이차가 인수하면서 거머쥔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더블스타도 기술력 선점이 최우선 목표였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는 “금호타이어의 런플랫(Run-flat) 타이어처럼 자동차 산업만 봐도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합작했던 국가 기술들이 많다”며 “안방에서 키운 기술력을 해외 업체들이 가로채지 못하도록 핵심기술 지정이나 보조금 정책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는 중국의 공세에 속수무책이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산 게임은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의 약 20.2%를 차지했으며, 매출(1억6600만달러)은 전년 동기대비 59% 증가했다. 일부 중국 게임은 지나치게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폭력적이거나 선정성만을 강조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중국 게임 중에 현금을 유도하고 교육적으로 좋지 않은 저퀄리티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가 중국게임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IP를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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