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 북한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달 초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 방침 발언에 대해 ‘낯가죽이 두껍다’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최근 한 강연에서 북한이 ‘올바른 판단’을 하면 제재가 해제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마치 저들이 우리의 생사여탈권이라도 쥐고 있는 것처럼 요망을 떨었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올바른 판단’과 ‘결단’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일본에 대고 할 말”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과거 죄악을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반발했다.
특히 “우리 국가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하고 돌아가면서도 천연스럽게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이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가 마치 일본 정부의 대조선 협상 방침이 변경된 것처럼 광고하며 집요하게 평양 문을 두드려대지만, 상전의 손발이 되어 ‘제재강화’를 고창하는 고노의 망발이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시 정책에서 달라진 것이란 꼬물만큼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발언은 일본 정부가 최근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과거청산’과 대북태도 변화가 먼저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일 자에 실린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