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대법원이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상고심 판결을 29일 내리기로 했다.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항소심 결론이 그대로 유지될지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 부회장과 박근혜(67) 전 대통령, 최순실(63) 씨 사건을 선고한다고 22일 밝혔다. 아직 선고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항소심에서 풀려난 이 부회장의 형량이 최대 관심사다. 삼성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동기인 ‘승계작업’의 실체가 있었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이 부회장 사건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는 승계작업의 실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2015년 7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묵시적 청탁’을 할 이유도 없다고 봤다. 이러한 전제에서 삼성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 사실상 최 씨에게 전달했다는 16억 2800만 원은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이 부회장이 개인자금을 사용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승계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승계작업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변화에 따라 내용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우호적인 결정을 내렸고,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돕게 됐다는 게 재판부가 파악한 구조다. 이 논리에 따라 삼성이 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원대 자금은 승계작업과의 대가관계가 인정됐다. 다만 삼성이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204억 원을 낸 부분은 “통상적인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출연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 등은 이 재단이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설립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가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아적은 수첩 내용을 증거로 인정할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이뤄진 대화 내용을 받아적은 것은 실제 안 전 수석이 들은 것이 아니라, 전해들은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번 박 전 대통령 항소심에서는 수첩 내용 일부는 증거로 쓸 수 있다고 결론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전 부회장과 대화한 내용을 불러준 것을 기재한 대목은 ‘들은 내용’으로 증거로 쓸 수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사항을 받아적은 것은 안 전 수석 본인이 인정하는 이상 당연히 직접적인 증거로 인정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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