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이종엽 협회장 인터뷰
변호사 수 10년 사이 3배…3만명 넘어
“국민 재산과 생명 지키는 법조인 품질 유지 문제”
변협 용역보고서, 해외 사례 비교해도 1000명 적절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로스쿨 도입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청년 변호사들의 일자리 문제를 가장 큰 고민이라 언급하며 “변호사 대중화 시대를 넘어 홍수사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현재 변협에 등록된 변호사 수는 27일 기준 3만359명에 달한다. 이 같은 수는 최근 10년 새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0년 말 까지만 해도 1만 1802명에 달하던 변호사 수는 매년 7~14%까지 증가하며 2015년에 2만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변호사 3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일제 식민지 시절인 1906년 3명의 변호사가 최초로 탄생한 이래 1만명이 되기까지 백년이 걸렸던 것에 비해 현재는 5년에 1만명씩 늘어난 셈이다.
이 협회장은 “더이상 변호사 과잉공급 문제는 변호사들의 밥그릇 지키기가 아닌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킬 법조인들의 품질 유지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사법연수원이 있어 균질한 실력의 법조인들이 배출 됐지만 현재는 로스쿨을 나온 뒤 시험을 합격하고 곧바로 변호사가 되는 만큼 제대로 된 연수를 받을 수 없는 시스템 상의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법연수원이 지금도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을 데려다가 과거와 똑같이 교육을 시켰으면 한다”며 “변협에서 하는 실무연수는 연수 지도관의 인력사정 등 문제점 탓에 절대 양질의 연수를 시킬 수 없다”고 했다. 변협은 지난 4월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실무연수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했다.
이같은 변호사 과다배출에 대한 문제점을 공론화 하고자 대한변협은 최근 적정변호사 수 산출을 위한 외부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보고서는 변호사 수가 크게 늘어난 것에 비해 진출 경로가 확대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사정상 연간 1000명에서 1200명의 변호사가 수용 가능한 최대규모로 보인다고 결론냈다.
이 협회장은 보고서 결과가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 수와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법무사, 행정사, 노무사, 세무사, 변리사 등 법조인접 직역이 많다는 점에서 서구체계와 다른 법률시장이 형성 되어있다”고 했다. 로스쿨 제도는 법조 인접직역의 통·폐합을 전제로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를 배출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변호사 등록자 수가 급증해 3만명을 돌파한 현재까지도 법조 인접 직역에 대한 통·폐합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변호사 연간 1000명 배출’의 근거로 일본 등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국내 법조인의 수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최근에도 변호사 수의 증가율은 일본의 2배 이상에 이른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현재 사건 수는 주는 반면 변호사가 크게 늘어 다수의 변호사 소득이 월 300만원 미만에 분포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AI를 통한 법률서비스의 가격까지 낮게 형성돼 수임료가 더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규 변호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법률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더 높아져 변호사들의 질적 품질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포함됐다.
이 협회장은 “최근 자기 앞에 닥친 일도 못해내는 변호사들이 법기술자가 된 뒤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들이 발생해 변협 징계건수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제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변호사 적정 숫자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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