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아동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두뇌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 연구팀(김재원, 홍순범, 박수빈)이 ADHD 아동 180명(비교군)과 일반아동 438명(대조군)을 소변검사 등을 통해 프탈레이트 대사 물질을 비교분석한 결과, 프탈레이트 대사 물질인 MEHP 등이 모두 비교군에서 더 높게 검출됐다. 한편,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BP의 검출 농도는 10배 높을수록, 아이들의 행동장애수치(DBDS)는 7.5배 높게 나타나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동안 프탈레이트의 유해성에 대해 많은 보고가 있었지만, 아이들의 ADHD 증상악화와 두뇌발달에 대한 실증적 영향을 뇌영상연구를 통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는 냄새와 색이 없는 액체기름으로 화장품, 어린이용 장난감, 주방 및 화장실의 세제, 방과 거실의 바닥재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이 ADHD 아동 115명을 대상으로 MRI를 촬영한 후, 뇌피질 두께와 프탈레이트 농도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프탈레이트 대사물인 DEHP가 높은 아동일수록, 우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두께가 더 얇게 나타나는 발달지연 소견을 보였는데 우전두엽과 측두엽은 공격성, 과잉행동, 불복종, 짜증, 비행과 같이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상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이들에게 광범위하게 노출되는 프탈레이트 물질이 아이들의 뇌 발달, 특히 공격성 문제와 연관된 측두엽 부위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뇌 영상 실증연구”라며 “향후 공격성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이들, 공격성을 보이는 우울-불안증 아이들을 대상으로도 추가적인 뇌 영상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프탈레이트란?>

내분비계에 장애를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프탈레이트는 산업용 화학물질로 1930년대 이후 많은 플라스틱류의 가소제로 사용되고 잇으며 심지어 유아용 조제유, 치즈, 마아가린, 스낵용 과자 등에서도 발견된다. 프탈레이트의 주 노출경로는 음식포장이나 생산과정에서 흡수된 음식의 섭취이며, 환경에서 잔류하는 특성으로 인해 프탈레이트는 지하수, 강과 음용수에서도 발견되고 PVC로 만들어진 장난감에서 유출된 프탈레이트는 유아의 입을 통해 노출될 수 있다.

프탈레이트는 동물실험 결과, 쥐의 간·신장·심장·폐·혈액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형아 출산, 생식기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성 질환인 아토피, 천식에도 영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되기도 하였으나, 뇌 발달에 대한 연구는 현재 시작단계에 있으며,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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