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나란히 60대 평균타수를 기록한 박인비(왼쪽)와 유소연.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올시즌 나란히 60대 평균타수를 기록한 박인비(왼쪽)와 유소연.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2008년 리먼 사태에 이은 전임 커미셔너 캐롤린 비벤스의 실정(失政)으로 붕괴 위기를 맞았던 LPGA투어가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인 마이크 완 커미셔너의 리더십에 힘입어 매년 투어 규모를 늘려 가고 있다. 김효주와 백규정이 가세하는 내년엔 33개 대회를 치르며 총상금 규모는 투어사상 최대인 6160만 달러(약 677억원)에 달한다. LPGA투어 재건의 힘은 스타 파워에서 나온다. 박인비와 스테이시 루이스, 리디아 고는 ‘골든 트리오’로 LPGA투어의 흥행을 이끌 터보 엔진이다. 이들을 보면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LPGA투어의 황금기를 이끈 아니카 소렌스탐-캐리 웹-박세리 트리오를 보는 느낌이다. 이들 3명이 올 해 ‘톱10’에 든 횟수는 50번에 달한다. 그 결과 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3명이 동시에 시즌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했다.팬을 끌어 모으는 것은 라이벌 구도다. 박인비(26)와 루이스(29)는 시즌 내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이들은 올시즌 나란히 3승씩을 거두며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는 물론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 타이틀, 베어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팬들이 후속편을 기대할 정도로 황금 분할도 이뤄졌다. 박인비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5번째 메이저 우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고 루이스는 트리플 크라운(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베어 트로피)에 성공했다. 17세 소녀 리디아 고의 등장은 ‘젊은 피’의 수혈이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는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150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투어 내에서 가장 어린 선수지만 루키 시즌인 올해 3승을 거두며 슈퍼스타로 성장할 재목 임을 입증했다. 리디아 고는 올 해까지 LPGA투어 42개 대회에 출전해 한번도 예선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절반이 넘는 22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이런 모든 것이 스스로 선수 가치를 높이는 히스토리의 축적이다. 내년엔 김효주와 백규정이 가세한다. 이들과의 영건 대결로 리디아 고의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미셸 위의 부활도 빼 놓을 수 없는 흥행 포인트다. 부상에 따른 슬럼프로 오랜 시간 고전하던 미셸 위는 올 해 롯데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하며 ‘제2의 골프인생’을 시작했다. 미셸 위는 사상 처음으로 60대(69.82타) 평균타수를 기록했다. 미셸 위의 부활로 LPGA투어도 사상 처음으로 4명이 60대 평균타수를 기록하는 경사를 맞았다. 주인공은 루이스(69.53타)와 박인비(69.68타), 미셸 위, 그리고 유소연(69.98타)이다. 헐리우드 스타에 버금가는 패션 감각을 갖춘 미셸 위의 부활로 LPGA투어는 팬 층의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미국 최대 신문인 USA투데이는 최근 기사에서 “LPGA 마이크 완 커미셔너 보다 좋은 2014년을 보낸 사람은 없다”고 평가했다. LPGA투어의 시청률은 지난 해에 비해 14%나 상승했다. 그중 북미지역의 시청률은 무려 27%나 올라갔다. 박인비-루이스-리디아 고의 3파전에 미셸 위, 렉시 톰슨, 그리고 김효주, 백규정까지 가세한다면 LPGA투어는 향후 미국의 스포츠시장에서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뚜렷한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보석같은 선수들의 등장으로 LPGA투어의 빈 잔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한민족의 후예들인 박인비와 미셸 위, 그리고 리디아 고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같은 민족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일이다. [헤럴드 스포츠=이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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