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도 빗껴간 국회의원 재산…1억4000만원 늘어난 이유는? [이런정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해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국회의원 10명 중 9명꼴로 재산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증가의 주요 이유는 부동산 매매와 비상장주식 가치 상승으로 꼽힌다. 반대로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이유는 상장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공개한 2023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국회의원 296명 가운데 1년 전보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58명(87.2%)이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 비율은 전년 재산 신고 당시(83.0%)보다 더욱 늘었다.

증가 폭으로 살펴보면 재산이 1억원 이상 불어난 의원은 총 206명이다. 10억원 이상 8명(2.7%),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18명(6.1%), 1억원 이상~5억 원 미만 180명(60.8%) 등이다.

가장 재산이 많이 늘어난 의원은 한무경 의원이다. 한 의원은 지난해 70억원 넘게 재산이 늘었다. 자산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서울 반포동 소재 부동산을 79억원에 매도해 현금성 자산이 증가한 것이었다. 이외에도 한 의원은 경북 경산 소재 토지가치 상승으로 인해 5900여만원이 늘었고, 보유 건물가지 상승으로 1억3600만원이 늘었다.

의원들 가운데 두번째로 재산이 많이 늘어난 박정 민주당 의원은 47억여원의 재산이 증가했다. 재산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본인과 배우자가 보유한 박정어학원 비상장주식 가지가 133억원에서 154억원 가량으로 21억원 넘게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특히 박 의원은 본인 소유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 건물 가치가 24억여원 넘게 증가했다.

자산증가 3위인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의 자산 증가 비결은 비상장주식과 토지를 매도한 것이 주효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비상장주식을 팔아 35억원 가량의 예금이 늘어났다. 정 의원은 비상장주식인 수도흥업주식회사의 주식 1만1863주를 팔았다. 이외에도 정 의원은 본인 소유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건물 가치가 2억6400만원 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 백종헌(국민의힘), 김홍걸(무소속), 홍익표(더불어민주당), 박성중(국민의힘), 정점식(국민의힘) 의원 등의 재산이 10억원 넘게 늘었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위 3인은 모두 주가 하락이 주요 원인이었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안철수 의원은 지난해 693억원의 재산이 감소했다. 주 이유는 안 의원 본인이 소유한 안랩 주식 186만주의 가치가 지난해 693억원 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재산 감소 2위에 오른 전봉민 의원은 모두 506억원의 재산이 줄었는데 보유 비상장주식(동수토건·이진주택)의 가치가 563억원 가량 하락했다.

재산 하락 3위에 오른 윤상현 의원은 278억원의 재산이 줄어들었는데, 배우자 소유의 비상장주식(삼경축산·대선건설·푸르밀)의 주식 가치가 260억원 가량 하락했다. 또 윤 의원 본인이 소유한 상장주식의 가치 역시 14억여원 가량 하락해 재산 하락의 주요 이유였다.

이박에 박덕흠 의원은 146억원의 재산이 줄었고, 김영선(114억원), 조명희(48억원), 이주환(20억원), 강기윤(11억원), 양금희(6억원), 김한규(4억원) 의원도 재산이 줄어 재산하락 상위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배우자 채무 등으로 마이너스 재산(-9억3430만원)을 신고해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도 마이너스 1401만원을 신고했다. 재산 규모별로는 50억원 이상 자산가가 33명(11.1%)이었고, 20억원 이상~50억원 미만 83명(28.0%),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 104명(35.1%),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54명(18.2%), 5억원 미만 22명(7.4%) 등이었다.

국회의원 평균 재산은 34억8462만원으로, 지난해 31억5915만원보다 3억원 넘게 증가했다. 정당별 평균으로는 국민의힘이 56억7309만원, 민주당 21억2818만원, 정의당 8억790만원 등이다.

신고액이 500억원 이상(안철수·전봉민·박덕흠·박정)을 제외한 평균 재산은 25억2605만원으로, 작년(23억8254만원)보다 1억4351만원 늘었다. 국민의힘 35억9764만원, 민주당 18억3967만원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무위원을 겸직한 추경호·권영세·박진 의원 등은 행정부 소속으로 재산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