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에 슬리퍼…‘평범해서 더 끔찍’ 신림 성폭행범 범행 직전 모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도심 공원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최모(30)씨의 범행 직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18일 MBN에 따르면 최씨는 전날 오전 9시55분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집에서 반팔·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와 범행 장소인 관악구 신림동의 공원 둘레길로 향했다.

매체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그는 골목길을 걸어 올라가면서 팔을 앞뒤로 크게 휘저으며 산책하듯 여유롭게 걷고 있었다. 옷을 툭툭 털어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힐끗 쳐다보기도 한다. 손에는 범행 도구로 알려진 너클 등 별다른 둔기 등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위로 올라가더니 한 시간을 더 걸어 등산로로 진입한 최씨는 오전 11시 1분쯤 신림동의 공원 둘레길 입구에 도착했다. 범행 장소는 둘레길 입구로부터 도보 20분가량 거리에 위치한 야산 중턱이다. 이후 피해자 비명을 들은 시민 신고로 12시10분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자는 직후 병원에 이송됐으나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간하고 싶어서 너클을 양손에 착용하고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우는 형태의 금속 재질 둔기로, 그는 지난 4월 범행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전날 범행 현장에서 너클 2개를 수거했다.

최씨는 범행 장소를 사전에 물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씨는 "그곳(범행 장소 공원)을 자주 다녀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최씨는 강간상해 외 범죄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한편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법원이 최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최씨의 얼굴과 이름·나이 등의 공개여부를 결정하는 신상공개위원회 개최를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서울경찰청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이날 오후 2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