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비록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났고, 행위 자체를 부인하지 않지만, 증거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불법행위 성립을 부정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측이 2년 만에 재개된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와의 민사소송 재판에서 배상책임을 거듭 부인했다. 안 전 지사 소송대리인은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변론기일에서 “2차 가해는 없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지사 측은 형사 사건 혐의와 관련한 1차 가해뿐 아니라 형사재판 과정에서 입은 2차 가해도 배상해야 한다는 김씨 측의 주장에 “재판 준비 중인 상황이었고, 2심 이후에는 구속돼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의 범행이 직무 수행 중에 발생했다는 이유로 피고에 포함된 충청남도 측 소송대리인은 “1차 가해는 업무 관련성이 없고 안 전 지사의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2차 가해는 퇴직 이후에 발생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2021년 9월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김씨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신체감정 등을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안 전 지사 측은 이 신체감정에 대해서도 “기왕증(旣往症·과거부터 있던 병력)에 대해 이전 진료기록까지 반영해 감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감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 측은 “과거 병력 등을 모두 확인해 현재 상태 기준으로 본 것으로 기왕증도 같이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쌍방이 일주일 이내에 증거의 입증 취지 등 증거방법을 명확하게 제출해 달라”며 “그러면 재판부가 그 의견을 종합해서 채부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사소송 변론은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어 안 전 지사나 김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10월 27일 열린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2018년 3월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과 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안 전 지사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 9월,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돼 지난해 8월 만기 출소했다. 김씨는 2020년 7월 범행과 2차 가해로 PTSD를 겪었다며 위자료와 치료비 총 3억원을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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