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인의 날…우리사회 어르신들은 지금
애지중지 키운 손자 · 손녀들 고마움은 커녕 되레 학대도 상담센터 상담건수 급증세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노인 학대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손주들을 키워주는 조모(祖母)가 늘고 있지만 이들이 10대 손주로부터 정신적ㆍ신체적 학대를 당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A 할머니는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를 돕기 위해 노년의 여유도 반납하고 손자, 손녀를 손수 키워왔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 손녀는 할머니를 무시하는 언행은 물론 도를 지나쳐 욕을 하거나 때리는 등의 신체적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A 할머니는 “아들 내외 눈치가 보여 처음부터 따끔하게 훈계하지 못했던 게 후회된다. 애지중지 키운 손자, 손녀들이 고마움을 알기는커녕 나에게 성질을 부리며 욕을 하고 때릴 때에는 인생이 허망하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A 할머니는 10대 손자, 손녀들의 언어적ㆍ신체적 학대로 괴로워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했다.
B 할머니는 젊어서부터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이미 남편과 사별했지만 B 할머니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30대 아들의 신체적ㆍ언어적 폭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입도 없어 경제적 빈곤상태지만 아들은 용돈은커녕 오히려 돈을 내놓으라며 폭언을 하는 등 경제적 학대까지 일삼았다. B 할머니 역시 아들의 정신적ㆍ경제적 학대를 이기지 못하고 노인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았다.
노인상담기관에서 3년째 상담을 해오고 있는 사회복지사 김모(37ㆍ여) 씨는 “최근 들어 조손가정에서 10대 손주들로부터 언어적ㆍ신체적 학대를 당하는 노인들의 상담이 많아졌다”면서 “노인 학대는 신체적ㆍ정신적ㆍ경제적 학대가 복합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노인학대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총 9340건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학대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전체의 38.3%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23.8%), 방임(18.7%), 경제적 학대(9.7%)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한 노인보호전문기관 관련 예산이 통과되면 내년 하반기에는 전남, 경북, 세종시 등에 상담센터를 추가 설치하는 등 노인상담기관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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