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한도 증액은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국민에 감미로울 수 있지만, 과소비 중독과 빚 잔치를 불러 종국에는 진짜 파국(디폴트)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 석학들이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이 지속적인 정부지출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를 경계할 것을 엄중 경고했다. 199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에드워드 레이지어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부채한도는 정부 지출을 조절할 수 있다는 환상을 주고 있으며, 연방정부는 빠른 속도로 부채한도를 늘려왔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권은 예산문제를 둘러싸고 이달초 16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지)과 디폴트 직전까지 가는 벼랑끝 대치를 벌인 끝에 지난 16일 극적인 합의로 연방정부 부채한도 증액 협상 시한을 내년 2월 7일까지 일시 미뤄놓은 상황이다. 베커와 레이지어는 부채한도는 상한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져오며 이것이 정부소비를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과소비도 불러올 수 있다는 맹점을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과소비 중독으로 지난 70년 동안 의회에 90차례 부채한도 증액을 강요했고 1993년 이후부터는 15차례 증액이 이뤄졌으며, 연방정부의 만성적자는 지속적인 증액을 낳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증액된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18일 현재 17조27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베커와 레이지어는 부채한도 증액 뿐 아니라 이것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정부 채무 부담은 국내총생산(GDP)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미 의회예산국은 10년 뒤 GDP대비 국가부채비율이 7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40년 전 국가부채비율은 평균 39%였고,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만해도 36%에 머물렀었다. 지난 5년간 경기 침체와 미약한 회복으로 세수가 줄어들고 정부지출은 크게 늘었다. 또한 부채 규모 뿐 아니라, 부채로 인한 이자 비용도 재정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인상은 국가 채무 부담을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런 부채한도 증액의 악영향이 주정부 차원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균형예산을 요구하는 만큼 증액 이후 소비도 함께 늘면서 호황일때는 문제가 없지만 불황이 닥쳤을때 예산을 줄이는 것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영규 기자/yg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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