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한석희 기자]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꼼꼼 메모가 다시 한 번 화자됐다. 박 대통령은 특히 기업들의 베트남 정부에 대한 민원사항을 메모해 뒀다가 이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 눈길을 끌었다. 꼼꼼한 메모 습관에 기초한 손톱 밑 가시 제거에 나선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하나은행의 지점 개설 문제를 꺼냈다. 박 대통령은 “하나은행이 지점 개설을 신청해 놓고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의 조속한 허가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전날 한ㆍ베트남 경제협력 만찬 간담회에서 꼼꼼하게 메모해 둔 것을 당장 해결하려 한 셈이다.
오찬을 시작하면서 중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중앙은행 총재가)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 개설 문제를 가능한 빨리 해결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따르면 중 총리는 환담 후 오찬장으로 이동하면서 중앙은행 총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 문제를 언급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와관련 “신한은행과 IBK는 지점 개설 허가가 나왔는데 하나은행만 6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번에 (박 대통령이 요청하자) 총리가 빨리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꼼꼼한 메모와 손톱 밑 가시 제거는 이 뿐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중 총리에게 베트남 진출 기업들의 법인세 문제와 한국기업의 현지법인 등 베트남 기업의 외국인 채용에 대한 민원도 제기했다.
현재 베트남에 초기 투자하는 기업들의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지만, 추후 투자를 더 늘릴 경우엔 법인세 감면 혜택이 없어 추가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선 별도의 신규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기업들이 투자를 증액할 경우에도 법인세 감면 혜택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중 총리는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 베트남 기업이 외국인 채용시 고용 자격을 ‘대졸 이상’으로 한정해 놓은 것과 관련해서도 고졸 이상으로 확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는 현행 제도라면 우리나라 ‘마이스터고’ 출신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에 취업할 길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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