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혼인ㆍ혈연,ㆍ입양 등으로 이루어진 구성원’이다. 유의어인 식구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인륜의 관계를 맺지 않고, 같이 밥을 먹는 사이가 아닌데도 가족으로 불리는 부류가 있다. 우리가 집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다. 실제 각종 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을 규정하는 주요 키워드로 ‘가족’이 꼽힌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내것이라는 소유물이 아니라 함께 의지하고 사는 동반자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 서비스에 따르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설문조사(2012년) 결과 반려동물 양육 후 긍정적인 변화로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것 같다(66.5%, 중복응답)’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웃을 일이 많아지고(47.5%)’, ‘가족분위기가 활기차졌다’는 응답(40.1%)이 뒤를 이었다. ‘외로움을 달래준다’는 응답도 34.4%에 달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장 큰 이유로는 ‘동물을 좋아한다(69.2%, 중복응답)’, ‘가족 구성원이 원하기 때문(47.6%)’이라고 답했다. ‘또 하나의 가족을 갖고 싶다(38.9%)’와 ‘자녀 정서함양 목적(26.9%)’도 이유로 나왔다. 이와 함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20.7%)’도 언급됐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하는 사회문화적 인식 자체가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애착(attachment)을 갖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맞벌이 부부 아래 혼자 집에 장시간 머무는 자녀가 늘면서 반려동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정작 함께 보낼 가족은 집에 없고 그 빈자리를 반려동물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람과 반려동물 간 누적되는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크게 작용한다고 수의사들은 설명한다.
개의 경우 카밍시그널(calming signals)이 대표적이다. 말그대로 자신이나 상대방을 차분하게 만드는 신호다. 눈피하기, 코핥기, 기지개펴기, 눈깜빡이기 등이다. 이학범 수의사는 “강아지의 카밍시그널은 30여개에 이르는데 사람과의 관계에도 이를 사용한다”며 “이런 신호로 주인과 상호 소통이 이뤄지면 유대감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반려동물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고립감, 소외감이 해소되는 경험에서 애착이 형성되기도 한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아이와 부모 사이에 생기는 애착이라는 감정이 반려동물 사이에도 생겨 안정감을 준다”며 “홀로 사는 이들은 반응성 애착장애라는 질환에 걸리곤 하는데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
정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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