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우리나라 헌법의 수난사는 길다. 입맛에 맞게 뜯어고치고 입맛에 안 맞는다고 ‘그까짓 놈의 헌법’이라고 조롱해왔다. 너덜너덜해진 헌법을 일반인도 “나와 무슨 상관이냐”며 무시한다. 지금 쓰고 있는 87년 6월 항쟁의 산물인 ‘87년 헌법’ 이전, 우리 헌법의 생명은 평균 6~7년에 불과했다. 1948년 이승만 헌법, 1960년 4ㆍ19 혁명이 낳은 의원내각제 헌법, 1963년, 1968년, 1973년, 1980년 등 떼고 붙이고 흔들렸다.
오랜 기자생활과 국회의원을 지낸 김진배 씨가 펴낸 ‘두 얼굴 헌법’(폴리티쿠스)은 생생한 헌법 다큐멘터리다. 정치인들로부터 직접 듣고 취재한 내용과 국회의사록의 비화와 증언을 바탕으로 헌법의 풍상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 과정과 1952년 발췌 개헌안과 5ㆍ26 부산 정치 파동 등 특히 50년대 국회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생생하게 재연했다. 제헌헌법에서 ‘인민’이란 용어 대신 ‘국민’이란 말을 쓰게 된 배경, ‘태한민국’이란 국호가 탄생할 뻔한 뒷이야기, 나쁜 개헌의 선례를 남긴 ‘발췌 개헌’ 과정의 비사 등 발굴이 돋보인다. 친일 청산, 교육 문제, 경제민주화, 영토 문제, 노사관계 등 60년이 넘도록 뜨거운 우리 사회 화두의 뿌리도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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