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불의 장벽’ 앞에 한 여인이 서있다. 긴 드레스 위에 코트를 걸친 여인은 두 팔을 벌리고, 현란한 불꽃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잠시 후 이 여인은 불의 장벽 앞에서 쓰러진다. 이승에서의 삶을 다하고, 죽음 저편으로 사라지는 인간을 다룬 영상작품은 그 숭고함이 감상자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 작품은 백남준의 뒤를 이어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로 활약 중인 빌 비올라(62ㆍ미국)의 영상작업 ‘트리스탄 프로젝트’ 중 ‘불의 여인’이다. 작가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2005년 영상으로 재해석했다. 인간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사랑’과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다룬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호평받았다.
한국 팬들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9월 1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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