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가 약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서영(이보영 분)과 우재(이상윤 분)는 재결합 했고, 상우(박해진 분)와 호정(최윤영 분)은 여전히 달콤한 신혼 생활을 즐겼다. 삼재(천호진 분)는 지난날의 아픔을 모두 털어내고, 꿈을 찾아 나섰다. 더불어 가족과의 행복도 찾았다.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는 지난 3일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독보적인 시청률 1위를 이어오던 이 드라마는 마지막 회 역시 47.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연일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한 ‘내 딸 서영이’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 ‘아버지’ 재조명
‘내 딸 서영이’는 ‘아버지’를 재조명한 작품이었다. 그동안 ‘어머니’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으나, 직접적으로 아버지를 수면 위로 떠올린 작품은 많지 않았던 만큼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과거의 삼재는 자식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 가정을 소홀히 했다. 때문에 서영이는 동생 상우를 돌보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든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서영이의 삶이 힘들어지면 질수록,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커졌다. 이후 그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미움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이 생겨버렸다.
급기야 서영은 우재와의 결혼에 앞서 “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거짓말을 하고야 말았다. 여기서 부터 ‘내 딸 서영이’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졌다.
우연히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를 하던 삼재는 서영의 결혼식을 보게 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과거 자신의 과오를 절실히 깨달은 그는 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그래서 더욱 가슴 아파했다.
딸,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서툰 사랑 표현은 남성 시청자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삼재뿐만 아니다. 민석(홍요섭 분)과 기범(최정우 분) 역시 이 시대의 아버지상을 표현해냈다. 수십 년간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색한 가부장적인 아버지. 아버지들의 애환과 꿈을 찾아가는 일화들은 중, 장년층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 ‘힐링’과 ‘공감’
‘내 딸 서영이’는 다양한 시청 층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른바 ‘막장 요소’로 불리는 출생의 비밀 역시 이 드라마에겐 걸림돌이 아니었다. 오히려 호평을 얻기까지 했다.
기범과 지선(김혜옥 분)은 조건에 맞춰 결혼해 사랑없이 살아가는 부부로 등장했다. 가부장적인 기범 아래 지선은 행복함을 느낄 수 없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이들에게 이혼 직전의 큰 위기가 닥치고 말았다.
성재(이정신 분)가 기범과 윤비서(조은숙 분) 사이에 생긴 아들로 밝혀진 것. 지선은 성재를 모르는 사람의 아이라고 생각, 가슴으로 품었으나 지인과 남편의 불륜으로 생긴 자식이라는 것을 알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와 성재는 유연하게 위기를 극복했다.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모자(母子)였던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사랑을 확인, 더욱 돈독해졌다.
이 과정에서 ‘내 딸 서영이’의 장점이 빛났다. 뻔하고 무거운 소재를 감동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이 드라마를 최고 시청률로 끌어올리는데 큰 몫 했다.
# 다양한 인물들의 삶 ‘깨알재미’
삼재를 필두로 서영과 우재의 이야기 외에도 ‘내 딸 서영이’는 다양한 등장인물과 이들의 각기 다른 삶을 조명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사는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호정은 극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상우를 짝사랑하는 인물로,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다정한 아내와 애교많은 며느리로 보는 이들에게 상쾌한 청량감을 선사했다.
또 다른 인물은 성재.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아들인 그는 자신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을 겪으며 힘들어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사랑으로 마음을 다잡았고, 배우에서 매니저로 적성을 찾아 행복한 삶을 맞이했다.
이밖에도 우재의 여동생 미경(박정아 분)과 성재의 친모인 소미, 민석의 아들 경호(심형탁), 우재를 짝사랑한 선우(장희진 분), 서영의 고교동창 연희(민영원 분) 등 모두 ‘내 딸 서영이’를 인기 드라마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등장인물의 개성을 모두 살린 동시에 흥미까지 높인 소현경 작가의 필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모든 등장인물이 웃음 지으며, 행복한 결말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은 ‘내 딸 서영이’. 공감과 치유로 주말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만큼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착한드라마’로 회자될 것이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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