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이 서로 맞서고 있는 대륙붕을 바다 밑으로 계속 따라가면 중국이 눈독을 들이는‘ 이어도’가 나온다. 댜오위다오 문제가 일단락될 경우 중국은 이어도로 목표를 옮겨갈 것이 확실하다는 관측이다.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던가. 일본, 중국에 이어 지난해 말 우리 정부가 제주도 남쪽에서 오키나와로 뻗은 대륙붕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규정한 정식정보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제출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한·중·일 3국 간 동중국해 대륙붕 ‘쟁탈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중·일의 동중국해 대륙붕 한계는 상당 부분 겹쳐 앞으로 3국 간 사활을 건 한판 전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은 이번에 정식문서를 제출하면서 일본이 실효지배하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까지 자국 영토로 표시해 영토분쟁까지 겹치는 양상이다. 이처럼 3국이 서로 맞서고 있는 대륙붕을 바다 밑으로 계속 따라가면 중국이 눈독을 들이는 ‘이어도’가 나온다. 중국은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일본과 충돌하자 이어도 공정을 잠시 거둬들인 상태다. 일단 댜오위다오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단 댜오위다오 문제가 일단락될 경우 중국은 이어도로 목표를 옮겨갈 것이 확실하다는 관측이다. 이어도는 한국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도리시마(鳥島)에서 276㎞, 중국 상하이(上海) 앞바다의 유인도인 서산다오(蛇山島)에서 287㎞ 떨어져 있다.
이어도는 ‘섬’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수면에서 4.6m 아래에 있는 암초다. 이 절해의 암초에 한국정부가 만든 커다란 구조물이 우뚝 서 있다. 노무현 정권 시절인 지난 2003년 세워진 연면적 1188㎡(360평) 규모의 종합해양과학기지다.
이어도는 한·중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에 있지만 우리나라에 훨씬 가깝다. 국제 관례대로 겹치는 수역의 중간을 택해도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에 속한다. 또한 이어도는 민요, 전설, 여러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우리 의식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 전설 속에 이어도는 어부들이 죽으면 가는 ‘환상 속의 섬’으로 되어 있다.
반면 중국은 이어도가 자국의 대륙붕과 연결돼 있어 자신의 관할해역이라고 주장한다. 주목할 점은 최근 몇 년간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대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중국은 이어도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순찰 계획을 밝혀 한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한·중 양국의 주장이 맞서고 있어 이어도 해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중국은 이어도 관할권 분쟁이 본격화되면 댜오위다오의 사례처럼 슬그머니 이어도까지도 ‘핵심 이익’에 포함시킬지도 모른다.
한국의 18대 대선을 끝으로 한반도와 주변 강대국들의 지도자 선출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동북아의 해양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경화 망령이 되살아나면서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중국은 해양 대국화에 몰입하면서 ‘중국발(發) 해양위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물쭈물하다간 우리의 외교적·경제적 손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의 새 정부에 시급한 과제는 ‘갈등의 바다’를 헤쳐나갈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일일 것이다. 냉정하고 진지하게 ‘현실’과 마주해 국익을 도모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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