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신흥국 금융위기 악재 외인 최대 6조원 이상 매도 가능 투자심리 위축…당분간 조정 국면 코스피 1~2주내 저점 통과할 듯

코스피가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양적 완화 단계적 축소) 결정과 신흥국의 금융위기 불안으로 글로벌 증시와 동반 조정에 들어갔다.

3일에도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로 하락세로 시작했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간 1월 22일과 29일 단 이틀을 제외하곤 줄곧 순매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 시장의 특성상 글로벌 자금 이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흥국의 위기 부각과 글로벌 자금의 위험 회피 성향이 당분간 코스피의 하락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팔 수 있는 자금은 6조원 이상=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국의 외환위기가 부각된 이후인 지난달 23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국에서 외국인은 10억달러가량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80%인 7억9600만달러는 지난달 27일 이후 불과 사흘 만에 빠져나갔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에서의 외국인 이탈 규모 가운데 가장 크다.

업계는 외국인이 팔 수 있는 매도 가능물량을 최대 6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청산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매수 차익 잔액은 8조원대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에서 나타날 수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 가능물량만 6조6000억원”이라며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 순매도에 나서야 이 물량이 쏟아져나올 수 있는데,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조금씩 청산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외국인 매도로 지수 하락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다만 급락은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코스피 1900선 밑돌 수 있어=기관투자자의 방어를 기대한다지만 대세는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피가 1900선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설 연휴 기간 열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의 흐름을 따라간다면 코스피는 1900선 초반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코스피가 앞으로 1~2주 내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코스피 1880이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의 조정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면서 “미국 테이퍼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간접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국내 수출 회복 지연을 통해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수출 가운데 선진국(미국, 일본 및 EU)과 중국을 제외한 주요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 수준에 이른다.

다만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하락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엔화 약세 등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요인들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편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연간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의 2320에서 2200으로 낮췄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초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25.4% 늘어난 116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25% 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라고 조정 이유를 밝혔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