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서 조작한 의사는 징역 8월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청부살인 가해자인 아내를 합법적으로 ‘탈옥’시키기 위해 허위진단서를 발급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류원기(66) 영남제분 회장이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 서부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김하늘)은 7일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모(69ㆍ여) 씨가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도록 공모한 윤씨의 남편 영남제분 류원기(66) 회장과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은 의료인 박모씨 대해 각각 징역 2년, 8월을 선고했다.

류 회장의 부인 윤씨는 지난 2002년 여대생청부살인사건으로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2007년~2013년 사이 3번의 형 집행정지를 받았다. 또 지병을 이유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호화 병실에서 38차례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등 신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초 검찰은 이 과정에서는 남편인 류 회장이 물심양면 ’외조’가 큰 공을 발휘한 것으로 봤다. 지난 2009년부터 4년여동안 영남제분과 계열사 법인 자금 86억원을 윤씨의 입원비로 사용했고 2010년에는 윤씨의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교수에게 허위 진단서 발급을 요구하며 1만 달러를 건넸다는 것. 또 류 회장은 이 횡령한 회사 돈으로 대출이자를 갚는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류 회장과 함께 세브란스병원 박모씨가 함께 기소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거부족을 이유로 “두 사람이 허위진단서 작성을 위해 1만달러의 거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브란스 병원 기록을 살펴본 결과 두 사람이 1만 달러의 돈으로 허위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따라서 윤씨의 형집행정지에 대해 전적으로 피고인 박모씨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진단서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임에도 검찰이 제대로 된 자문을 받지 않아다”며 “기소된 세 개의 허위진단서 중 유죄가 인정되는 것은 두 개 뿐”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류 회장에 대해서는 회사 돈 63억 원을 배임ㆍ횡령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 형을, 박씨에게는 허위진단서 작성 중 일부를 무죄로 판결해 징역 8월을 선고했다. 한편 박씨의 변호인은 재판 후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한다며 항소할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