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임 한국부인회 회장 지난 1월24일 열린 건강보험공단의 이사회에서 ‘담배소송’안건이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됐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으로 발생한 건보공단 부담 진료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또 법원이 흡연과의 연관성을 인정한 특정 암의 진료비에 대해 최대 33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건강보험재정의 관리자로서 국민의 건강권 보호와 보험재정 손실방지를 위한 공단의 적극적인 행보에 지지를 표한다.

“<경고>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담배연기에는 발암성 물질인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이 들어있습니다…” 현재 담뱃갑에 표기된 경고문구이며, 담배회사는 이 경고문구로 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의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가 의무를 다했다고 판시해왔다. 담배회사가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담뱃갑에 계속적으로 경고 표시를 해왔기 때문에 표시상의 결함이 인정되지 않고, 담배는 제조 과정상 유해성분이 추가되지 않았고, 니코틴 함유는 어쩔 수 없다는 판결요지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3건의 개인담배소송은 연이어 패소했다.

법원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보다는 담배의 제조상 결함과 소비자에 대한 위법행위 여부에 초점을 두고 판단을 내린 것. 그러나 위 세 건의 담배소송은 모두 건보공단의 연구결과가 세상에 나오기 전의 판결이다. 건강보험공단이 빅데이터를 활용 건강보험 가입자 130만명을 19년간 추적 연구한 결과, 흡연으로 인해 후두암, 폐암 등 암에 걸릴 위험이 최고 6.5배 증가하고, 건강보험 진료비가 한 해 1조7000억원이 추가로 지출됐다고 밝혀냈다.

이런 연구결과는 흡연의 피해 규모를 객관적, 과학적, 실증적으로 입증한 자료이며, 건보공단의 담배소송을 흡연에 따른 피해액 입증으로 곤란을 겪었던 개인이 제기한 기존의 담배소송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결국 건보공단의 담배소송이 과거 사법부의 판결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가능케 한다.

소송의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는 5년,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치열한 법정공방이 오가는 과정에서 담배회사가 국민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했는지는 주요 쟁점이 될 것이며, 인체에 유해한 성분들과 중독성 물질을 얼마나 첨가했는지 여부도 일정부분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볼 때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여준다. 미국 역시 개인이 아닌 주정부가 발벗고 나서면서부터 담배회사들이 그동안 얼마나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속였는지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건보공단의 담배소송 추진을 계기로 담배가 4800여종의 화학물질과 69종의 발암 및 발암의심 물질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비로써 알게 되었듯, 소송과정에서 국민들은 이보다 더 경악스러운 비밀을 접할 수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몇 십년 후면 담배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추방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건보공단은 공단부담 진료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담배사업자 이익의 일정부분을 흡연으로 인한 치료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법률의 입법화 건의, 금연홍보 활동, 금연에 소요되는 비용의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 등 다각적인 방안으로 국민들이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