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서민들은 졸라맨 허리띠를 또 한번 졸라매야할 것 같습니다. 과자나 빵에 이어 햄버거와 어린이 음료까지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일새 잠잠하던 생필품 가격이 아니나 다를까 주말을 앞두고 또 다시 인상 소식입니다. 장바구니 물가가 정말 비상입니다.
사실 생필품 가격인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가격이 오른 제품이 워낙 많다 보니 손으로 헤아리기 조차 어렵습니다. 힘없는 서민들은 앉아서 무작정 가격을 올린 생필품 업체를 비난하고 물가단속에 손을 놓은 정부를 원망할 뿐입니다. 서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최근 줄줄이 오르는 생필품 대부분이 서민들이 즐겨 먹는 민생형 식료품이란 점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대표 간식인 초코파이와 콜라, 사이다, 커피를 비롯해 유명 브랜드 생필품이 모두 올랐습니다. 22일 부턴 햄버거 가격이 오르고 어린이 음료도 인상 대기중이라고 합니다. 서민들이 밥 대신 즐겨 먹는 라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개중엔 가격은 그대로 둔채 용량을 줄이거나 용량을 소폭 늘리면서 가격은 대폭 올리는 편법 인상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 별의 별 편법이 총동원되는 셈이지요. 이뿐 아닙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엔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가 각각 6.2%, 5.2% 올랐고 전기요금도 오름폭이 3.8%에 달했습니다. 서민들의 발 역할을 해온 택시요금(8.9%)과 시외버스·고속버스 요금도 4.9%, 3.6%씩 인상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한 대형마트의 장바구니 물가가 전년보다 3.5%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배 웃돌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가 불안이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반증이지요. 생필품 업체들은 생산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값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소비자단체와 민간경제연구소에 의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소비자단체 등에 의해 지난해 3분기까지 이들 생필품 업체들의 매출액대비 매출 원가 비율은 전년동기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는 데이터를 제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물가는 정작 앞으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업체들이 소비심리 악화를 이유로 줄줄이 가격인상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서민물가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농축수산물 가격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지난해 생필품값 인상 러시에도 불구하고 서민물가가 1%대를 유지한 것은 농수축산물의 역할이 컸습니다. 지난해 농수축산물 가격은 전년대비 5.6% 하락하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짓눌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민물가의 버팀목이던 1%대 소비자 물가도 이젠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급락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정상화되고 이에 발맞춰 소비자 물가가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게 전문가들이 점치는 올해 물가 전망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8%로 관측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벌써부터 정부와 경제단체 일각에선 소비자 물가 1% 상승 시대는 끝난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서민들은 전세난에 이어 물가난까지 걱정해야할 판입니다. 이젠 물가를 잡아야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서민들은 더 이상 졸라맬 허리가 없습니다. 그동안 경제난에 전세난 등으로 이미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서민들의 고통과 한숨에 귀를 기울여야합니다. 이젠 박근혜 정부들어 느슨해진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생활물가관리 정책을 바로 세워야할 때입니다. 공정위를 앞세워 생활물가를 틀어쥐었던 MB정부의 관치 경제만 폄하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이젠 더이상 가격인상이 남발되지 않도록 물가 당국이 적극 나서야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필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업체들의 올바른 자세입니다. 정부가 아무리 단속하고 규제해도 죽자 살자 가격을 올리려는 기업을 당해낼 순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선 기업 스스로 생각을 바꾸는 게 우선입니다. 기업 스스로 고통분담하며 불필요한 가격인상을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불필요한 가격인상은 기업과 상품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합니다.
최근 수많은 생필품 업체들이 상품 가격을 올리며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혔습니다. 이제 더 이상 ‘공공의 적’을 자초하는 기업이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작정 상품 가격을 올려 자신의 배만 불리려는 구시대적 발상은 과감히 버려야합니다. ‘공공의 친구’로 남을지, 아니면 ‘공공의 적’으로 추락할지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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