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제, 양국 관계 균형 잡아주는 역할”
“중국식 현대화…높은 수준 대외개방 정책 추진”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 가속화…기업에 혜택”
[헤럴드경제(베이징·상하이)=외교부 공동취재단·최은지 기자]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는 관세 인상 등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압박에 대해 “어떤 정책이 나오든 미국의 정책에 대응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웨이시(曲維玺)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 부원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CAITEC은 2015년 중국 공산당이 설립한 최초의 싱크탱크로, 산하에 38개의 2급 기관을 보유하는 무역 분야 연구기관이다.
취 부원장은 “트럼프 1기 때도 대선 때 국민에 한 약속을 정부가 출범한 뒤 그대로 (이행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지금으로서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당선인) 본인이 향후 조정할 수도 있으니 정책이 나오는 시점에서 다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 부원장은 미국이 대중(對中) 관세를 올리면 미국의 중산층과 빈곤층의 피해가 커진다는 미국 연구기관 보고서도 있다고 지적했다.
취 부위원장은 한중 경제·무역 관계에 대해 “양국 관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긴밀한 경제·무역 연계를 통해 양국의 산업망·공급망은 깊이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7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더 높은 수준의 개방형 경제 신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서비스 무역 개방 확대 원칙을 언급하고 “내국민 대우와 시장 전권, 관련 서비스 시장 접근 등 면에서 서비스 무역의 제한을 많이 완화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헬스케어, 실버산업, R&D 등 지식 밀집형 서비스 분야에 강한 경쟁력이 있고, 중국은 이 분야에서 강한 수요가 있다”라며 “중국의 서비스 개방 정책 실시는 투명하고 기대 가능한 정책 환경을 조성하는 데 유리하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이 실시한 비자 면제 조치에 대해 “중한(한중) 양국의 관광업이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며, 양국 국민 간 교류가 많아지면 경제 협력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취 부위원장은 “향후에도 중국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혁신적 생태계 조성 및 실질 생산력 발전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며 “한국이 중국식 현대화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양국 국내 경제 발전에도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해 ‘아시아의 현대화’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인 서비스 투자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취 부위원장은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실시하고 중한(한중) FTA 협력을 강화하면서 양자 협정을 통한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고, 이를 통해 양국 기업도 더 높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FTA 2단계 협상에서 속도를 내고 조속히 중한일(한중일) FTA 협상을 재개하고,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구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라 말했다.
아울러 취 부위원장은 양국이 ▷산업망·공급망 체계 공동 구축 ▷수출 규제 관리 대화 메커니즘 보완 ▷산업망·공급망 관련 핫라인 구축 등 조치를 통해 협력의 회복탄력성을 개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등 자원의 무기화 가능성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대해 “중국에서 희토류를 채광할 때 야만적이라고 할 정도로 환경 파괴가 컸다”며 “환경 보호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계획해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것은 경제적인 행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망·공급망 협력에 있어서는 내 안에 네가 있고, 네 안에 내가 있는 것”이라며 “희토류를 무기화해봤자 중국에게 별로 이들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여러 현안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준 주상하이총영사는 지난달 28일 총영사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중 관계는 지난해보다는 분명히 더 좋아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상하이총영사관은 상하이시를 중심으로 장쑤성(江蘇省)과 저장성(浙江省), 안후이성(安徽省)을 관할한다. 중국 경제 심장부로 평가되는 이들 지역은 면적으로는 중국 전체의 3.7%에 불과하지만 GDP 기준으로는 약 25%를 차지한다.
이번 취재는 외교부 출입기자단(10개 언론 매체)이 ‘2024 한중 기자단 교류사업’으로 이뤄졌다.
한중 기자단 교류사업은 양국 외교부가 한중 언론인 간 교류협력과 상호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1995년부터 시행해 온 사업이다.
2011년부터는 우리 기자단과 중국 기자단이 1년에 각 1회씩 상호 교차 방문해왔으나, 2019년 이후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중단됐다가 올해 5년 만에 재개됐다.
기자단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외교부 인사 면담 ▷인민일보, 신화통신 등 중국 내 유력 언론사와의 교류 ▷화웨이 등 중국 주요 기업 방문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시찰 등의 일정을 가졌다.